[뉴스통] "단둘이 있지마, 여행 가지마"...교육부의 황당한 성교육

[뉴스통] "단둘이 있지마, 여행 가지마"...교육부의 황당한 성교육

2016.04.29. 오후 5:5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남녀 학생이 단둘이 집 안에 있습니다.

이때 성폭력이 발생한다면 피해 학생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웃에 도움을 요청할까요?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요?

정부가 내놓은 '정답'은 이렇습니다.

"단둘이 있을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이미 성폭행을 당할 위기인데 단둘이 있을 상황을 만들지 말라니, 하나마나 한 얘기죠.

다른 경우도 좀 볼까요?

친구들끼리 여행 갔을 때.

"친구들끼리 여행 가지 않는다"

채팅 중 직접 만남을 제안할 때 "낯선 사람과 채팅은 가급적 삼간다"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가급적 집을 비우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이런 대처법도 있는데요.

만원 지하철에서 성범죄를 당했을 때 "실수인 척 가해자 발등을 밟는다"

교육부가 만든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 들어있는 지침들입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이 지침에 따라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는데요.

이미 지난해 성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일부 수정을 거친 자료입니다.

수정 전에는 아빠의 역할은 못 박기와 가구 옮기기, 엄마의 역할은 음식 만들기와 빨래 개기 같은 가사 일로 구분해 놓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성별에 따라 정해진 집안일은 없다'고 고치는 등 150곳이나 손을 봤는데요.

그런데도 앞서 보셨듯이 여전히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학생들의 혼란만 부추기는 성교육 가이드, 성에 대한 어른들의 비뚤어진 시선이 반영된 것이겠죠.

교육부는 오는 8월까지 한 차례 더 개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에는 건강하고 현실적인 지침을 제시하길 바랍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