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은 옛말?...노인학대 신고 최다

'가정의 달'은 옛말?...노인학대 신고 최다

2016.04.28.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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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곧 5월, 가정의 달이 되는데요. 하지만 노인들에게는 오히려 잔인한 달인 것 같습니다.

노인학대 신고가 가장 많은 달이 바로 5월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하루 평균 10건 가까운 노인학대가 확인되고 있지만 신고를 꺼리고 사실을 숨기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의 한 보호시설에서 숨어 지내는 75살 할머니.

50년 넘게 살아온 남편의 폭력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다리도 구부러진 허리도 모두 악몽 같은 그날의 상처입니다.

[학대 피해 노인 : 막 욕을 하고 하도 그래서 우리 친정까지 욕을 하고.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더니 000이 이런 데를 발로 차서 다리도 지금까지 잘 오므리질 못해요.]

여든 살을 훌쩍 넘긴 이 할아버지에겐 아들이 공포의 대상입니다.

점점 거칠어지더니 흉기들까지 들고 달려든 겁니다.

[학대 피해 노인 : 욕지거리하고 말대꾸하고 나도 짜증이 나서 뭐라고 하면 그놈이 칼 들고 와서 죽인다 이런 식으로 한 거예요.]

병 치료를 위해 머물고 있는 요양시설도 안전하지만은 않습니다.

노인을 돌봐야 하는 직원이 오히려 노인을 거세게 밀치기도 하고 심지어 상습적으로 성폭행까지 일삼다 덜미가 잡히기도 했습니다.

노인을 때리고 노인에게서 재산을 빼앗고 또 병든 노인을 나 몰라라 내팽개치는 노인학대 신고는 매년 증가 추세로 한 해 만 건이 넘습니다.

2014년의 경우 월평균 880건 꼴인데 가정의 달 5월에는 1005건으로 1년 중 노인학대 신고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 중 노인학대로 확인된 건 총 3523건.

하지만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피해 노인은 신고를 꺼리고 가해자들은 사실을 숨기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학대 피해 노인 : (폭행당하고 하실 때 신고할 생각은 안 하셨어요?) 전혀, 절대 안 했어요. 나 혼자만 그냥 없으면 여러 사람이 편하니까...]

요양시설 내 CCTV는 의무규정이 아니어서 증거확보도 어렵습니다.

[박영훈 / 노인보호전문기관 과장 :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되는 부분에 있어서도 어르신들의 인권, 요양보호사 인권, 심지어 요양보호사들은 이런 얘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인권은 누구한테 얘기해야 하느냐. 이런 부분들이 부딪치는 부분이 있죠.]

오늘 밤 9시, YTN 국민신문고에서는 해마다 늘고 있는 노인학대의 실태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정부 정책의 현주소와 문제점 그리고 대안을 모색해 봅니다.

휴대전화 #0024로 시청자 의견을 보내주시면 추첨해 선물을 드립니다.

YTN 황보연[hwangb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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