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없는 '갑의 횡포'...숨는 건 오히려 피해자들

처벌 없는 '갑의 횡포'...숨는 건 오히려 피해자들

2016.04.21.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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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7년 이른바 보복 폭행과 2010년 맷값 폭행, 이어 신문지 폭행과 땅콩 회항 등까지 잊을만하면 툭 터지는 게 있습니다.

대기업 회장들의 못된 횡포인 갑질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들,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제대로 된 사과와 처벌 없다 보니, 갑의 횡포는 반복되고 있고, 피해자들만 숨어버렸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행기사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일삼은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이 주주총회장에서 한 약속입니다.

[이해욱 / 대림산업 부회장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장 : (상처받으신 분들을)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기까지, 이 피해자에게는 아직 진정한 사과는커녕 연락 한 통이 없습니다.

[A 씨 / 이해욱 부회장 전 수행기사 : 한 분 한 분 다 찾아뵙고 사과를 하겠다고 그랬는데 저한테는 그런 적이 없거든요.]

갑의 횡포로 갈아치운 셀 수 없이 많은 수행기사 중, 사과도 일부에게만 선별적으로 한 것입니다.

지난 2013년 항공사 직원을 신문지로 폭행한 의류회사 회장의 사과는 더 황당했습니다.

폭행이 언론에 알려진 바로 그날.

[B 씨 / 2013년 '신문지 폭행' 피해자 : 다른 지점장님이 그쪽 차를 타라고 해서 어디로 계속 가더라고요. 올라가니까, 거기 블랙야크 회장님하고 다 있더라고요.]

피해자가 영문도 모른 채 따라간 곳은 가해자의 회사였습니다.

[B 씨 / 2013년 '신문지 폭행' 피해자 : 이야기기 중에 계속 사진을 찍더라고요. 회의실에서 VIP 회장님하고 사진 찍고, 화해하는 제스처로 찍었거든요.]

하지만 정작 사과는 형식적이었습니다.

[B 씨 / 2013년 '신문지 폭행' 피해자 : (강 회장은) 앉아서 자네한테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반말하죠. '님'자는 안 붙이시니까.]

이런 방식의 초고속 합의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형사 처벌을 막는 사실상의 방패막이로 작용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피해자들은 스스로 회사를 떠났습니다.

국민적 공분만 가라앉으면 결국 아무 일 없던 일이 되는 재벌 회장들의 이른바 갑질 공식에, 가해자는 여전히 당당하고 오히려 피해자가 치유가 어려운 상태가 돼 숨어 지내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1년 '맷값 폭행' 피해자 지인 : 정상 생활이 안 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연락을 끊고 어디 잠적 비슷하게 숨어있더라고요.]

오늘 밤 9시, YTN 국민신문고에서는 끊이지 않는 대기업 회장들의 횡포 배경을 조명하고, 대안으로 자산과 소득에 비례한 벌금제 도입을 논의합니다.

휴대전화 #0024로 시청자 의견을 보내주시면 추첨해 선물을 드립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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