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부엌에?' 가슴에 멍드는 '멍절' 이혼율 급증

'왜 나만 부엌에?' 가슴에 멍드는 '멍절' 이혼율 급증

2016.02.11.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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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앵커]
시청자 여러분도 설 연휴 끝나고 오늘부터 이제 일상으로 돌아오셨을 것 같습니다, 일상으로. 그런데 후유증이 많은 것 같습니다. 명절 연휴만 지나면 이혼율이 급증한다고 합니다. 부부간에 명절 후 위기,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자료부터 보고 간단히 정리를 해 드리고 질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혼 건수입니다. 지난해 이혼 건수를 월별로 보면 2월달에 7000여 건이었던 게 3월에 9000여 건으로 늘어나고 그리고 9월달에, 추석 지나고 나면 8000여 건에서 9800여 건으로 증가를 한다고 합니다. 화병 환자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죠. 화병에 걸리는 환자도 2월 보통 많지 않았습니까? 이게 3월쯤 되면 화병에 걸려서 병원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갑자기 18만 건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추석 지나고 나서 역시 파란색. 화병 환자가 월별 화병 환자만 봐도 명절 지나면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교수님 물론 이렇게 이혼, 화병,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안 간다고 하더라도 내려갈 때 말 말던 부인, 가족들과 말하던 부인이 말 한마디 안 합니다, 조수석에서. 남편도 마찬가지고.이런 현상 어떻게 분석을 해야 될까요?

[인터뷰]
심지어는 올라오다가 중간 고속도로에서 가족 하나가 내리기도 하죠, 화가 나서. 그런데 지금 이 자료는 이혼신고 건수고요. 실질적으로 3월달부터 이혼 접수건수는 조금 더 달라요. 이혼 접수건수는 작년 같은 경우 설 기준으로 봤을 때 2월 대비 3월에 거의 33%가 증가를 했거든요.

[앵커]
일단 하겠다?

[인터뷰]
속이 터지고 화가 나고 나는 못 살겠다 결정을 한 건데 그게 설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거고요. 실질적으로 이렇게 이혼접수까지 가지 않더라도 속 터져 죽겠다, 속상해 죽겠다. 나는 이렇게 못 살겠다는 증상이 하루 이틀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2, 3주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화병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증가하는 건데 결국은 이게 명절 이후에 어떻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는가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되겠다. 그리고 결국 이게 나중에 쌓여서 가장 많은 이혼을 하는 그 시점까지 도달하게 되는데 이게 명절의 여파가 거기까지 간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무엇이 부부를 이혼하게 만들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무리한 가사노동일까요, 아니면 어려운 얘기입니다마는 고부간의 갈등일까요? 어떤 것일까요?

[인터뷰]
그것뿐일까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일단은 여성들이 조금 더 많이 힘들어지는 시점이 명절인데 일단 굉장히 무리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남성들이 평상시에도 맞벌이를 할 때 더욱 더 안 도와주잖아요. 요새 여성들 520만 정도가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그 맞벌이 하는 가족들 중에서 명절에 내려갔을 때 실질적으로 남성들의 도움이 얼마나 큰가. 과거보다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여성들의 일의 양이 현저하게 늘어나고 이 부분을 남편들이나 다른 가족들이 많이 관리를 해 주셔야 되는데 실질적으로 그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과거의 문화는 그대로 있는데 일은 증가하고 일은 증가한 것에 비해서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수준이나 평등수준은 많이 증가했잖아요.

그렇다면 여성들이 볼 때는 나도 같이 일을 하고 있고 나 이렇게 힘든데 과거와 달라진 건 하나도 없이 내가 이렇게 당하는 것은 일종의 불평등이다 이런 생각이 들고. 이때 마침 남편이 조금 더 센스 있게 위로도 해 주고 신호도 맞춰서 움직여주고 이러면 참 좋은데 남편들은 여전히 꿈쩍없거든요. 그렇다 보니 여성들은 분통이 터지고 이렇다 보니 화병은 늘어나고 이혼까지 선택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앵커]
하지만 남편 입장에서는 남편도 사실 명절이 스트레스가 아닙니까?

[인터뷰]
사실 그렇습니다. 남편은 일상적으로 보면 고스톱이나 치고 명절 때 또 남자들끼리 모여서 TV나 보고 잡담을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요즘은 안 그렇습니다. 이 명절이 끝나기 전에 부인의 친정을 또 가야 한다. 장모님, 장인어른 생각도 해야 되죠. 그다음에 우리 집의 며느리나 이런 가족들이 또 잘못하면 부모님이 평상시에 어떻게 했길래 며느리가 저런 행동을 하느냐 하는 분명히 그런 꾸지람을 들을 생각. 그리고 또 평상시에 명절 아닌 때도 얼마나 밖에서 스트레스를 받습니까, 남편들이. 그런데 명절 때도 이 눈치 저 눈치 봐야 되는 그런 스트레스가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굉장히 많다는 호소를 듣습니다.

[인터뷰]
그렇지만 남성들한테 그러면 남자, 여자 역할 바꾸겠다고 하면 바꾸겠다는 사람 없을걸요.

[앵커]
그런데 이게 명절이 만나야 되는. 이게 의무감이 들기 때문에 그런 건데 평소에 연락 잘 안 하고 고부간의 갈등이 있는 경우에는 전화 소통이 잘 안 되겠죠. 그게 감춰져 있다가 딱 만나는 순간 폭발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이게 지금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어서 시어머니도 옛날 좋던 시절 다 갔습니다. 요새는 시어머니들도 나도 눈치 보고 산다 말씀하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게 고부갈등이고요. 아까 우리 백 팀장님이 말씀을 하신 것처럼 실질적으로 장서갈등도 처가에 가서 사위가 눈치를 보고 이런 상황들많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문제는 이게 하나의 문화충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약간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문화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과거에 비해서 머릿속은 아직은 과거에 머물러 있고 사실 우리의 몸은 현재에 머물러 있으면서 이런 충돌이 조금 더 가시화되는 게 아닌가. 과연 옛날에는 또 참았던 부분을 지금은 더 이상 참지 않는 세상이 됐잖아요. 이러면서 명절이라는 시기가 행복과 기쁨과 돌봄과 나눔의 확인의 시기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것들을 폭발시키거나 아니면 오히려 있는 갈등을 더 강화시키는 이런 시점이 되는 것 같아서 좀 아쉽고 속상한 점이 크죠.

[앵커]
문제만 진단할 게 아니라 해결책도 찾아봐야 될 것 같은데 전문가 입장에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물론 아 신나, 이렇게까지는 즐기지 않았겠지만 그렇지만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면 이 명절을 잘 보낼 수가 있을까요?

[인터뷰]
피할 수 없으면 고통스럽죠.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건 반드시 출구를 가져야 된다는 거예요. 믿을 만한 일행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마음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그 대상이 남편이 되면 너무 좋은데 남편들도 그 마음을 다 받아주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럴 때야말로 남편들의 센스가 필요할 것 같은데 이럴 때는 사실 여성들도 휴가가 좀 필요하거든요. 그러면 봉투에다가 신사임당 두 분 정도 모셔두시고 가서 찜질방이나 아니면 친구들이나 1박 2일 여행을 다녀와라 아니면 친정에 가서 조금 쉬고 와라 이런 말 한마디로도 굉장히 위로가 많이 되기 때문에 사실 여러 마디 이야기보다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는 것 하나, 또 실질적으로 물리적인 휴가와도 같은 이 두 가지가 어쩌면 명절증후군에 여성들도 살리면서 동시에 남성들에게는 또 하나의 휴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아주 좋은 말씀 하셨지만 아주 작은 거지만 고생한 부인을 위해서 작은 선물을 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남자 입장에서는. 아니면 명절 전에, 그런 분도 있어요. 부인 몰래 장인, 장모께 선물을 먼저 갖다 드립니다. 그러면 일단 부인이 감동을 하잖아요. 그러면 그 명절은 잘 보낼 수 있다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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