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치료 중단...'웰다잉' 어떻게?

연명치료 중단...'웰다잉' 어떻게?

2016.02.10.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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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앵커]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 결정에 따라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이른바 웰다잉법이 지난달에 통과가 됐죠. [앵커] 웰다잉법은 오는 2018년부터 시행이 되는데요. 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또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모시고 웰다잉법과 연명치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두 분 어서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먼저 질문을 드릴게요. 저희가 듣기로 교수님께서 이번 법안을 이끌어 내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선 시청자분들이 궁금한 게 웰다잉법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시죠.

[인터뷰]
웰다잉법은 말기암 환자와 임종 환자가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해서 보장하게 해 주고 그리고 연명의료에 대해서 미리 본인의 의사를 밝히고 이런 것들이 임종과정에서 연명의료 절차를 정한 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면 저도 처음에 설명을 드렸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바로 효력이 나타나는 게 아니고 2018년 이후에 나타나는 거잖아요. 왜 이렇게 유효기간을 둔 거죠?

[인터뷰]
사실 연명의료 결정을 위해서 사회적인 시행규칙도 신설해야 하고 또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화 해서 연명으로 중단을 하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연명의료를 하지 않지만 호스피스를 받으면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치료하시다 보면 연명치료 받는 환자들 많이 보셨을 텐데 그 고통이 좀 일반 사람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 같아요. 보통은 어느 정도 버티고 또 이런 환자들, 우리나라에 어느 정도 되나요?

[인터뷰]
임종 과정에 접어들게 되면 수일 또는 수주 내에 임종하시게 되고 이때에는 통증이라든지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호소하지만 적극적인 완화 의료를 통해서 조절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는 이런 환자가 많습니까?

[인터뷰]
교통사고나 자살 또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등을 제외하면 90%가 이런 말기 환자에서 임종에 접어드는데 20만 명 정도가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김숙기 원장님께 좀 질문을 드릴게요. 연명치료의 환자 경우 고통이라는 게 가족들이 많이 겪지 않습니까? 가족들한테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심한가요?

[인터뷰]
저는 가족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고 보는데요. 그동안 물리적으로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중환자실에 가게 되고 가족들의 만남도 제한이 되고. 그러다 보면 인공호흡기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또 말을 할 수 있는 그런 어떤 기회도 차단이 되고 또 고통 때문에 수면제라든지 그런 부분들 때문에 저는 수십 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가족들과도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가족의 분란이라든지 어떤 갈등의 상황이 더 많이 있을 수 있었던 부분들이 있었다는 거죠.

[앵커]
과거에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연명치료 중단을 했던 의사가 살인죄로 기소가 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번 또 관심을 모았었는데 어떻게 연명치료 중단을 본격으로 논의를 하게 됐고 법제화까지 가능하게 됐나요?

[인터뷰]
말씀을 하셨듯이 1997년 보라매병원에서 연명의료를 하고 있던 환자를 퇴원시켜달라는 가족의 요청에 따라서 집에 돌려보냈을 때 사망하게 됐던 경우 의사가 살인방조죄, 그 가족은 살인죄로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앵커]
의사와 가족이 다 기소가 된 형태네요?

[인터뷰]
그러다 보니까 연명의료를 계속 하게 되는 관행이 생기다 보니까 2009년에는 가족의 연명의료 중단해서 퇴원시켜달라는 요구를 헌법소원까지 하게 되는 그런 과정이 되면서 사회적인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 이후에는 김 할머니 사건, 그보다 더 보라매 병원 사건보다 더 많이 기억하고 있는 게 그건데요. 그때는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인터뷰]
사실은 검사를 하기 위해서 병원을 갔다가 그때 의료 사고로 인해서 갑자기 호흡곤란 사태가 돼서 인공호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이런 연명의료를 평소에 환자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단해달라고 했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아직 의학적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단할 수 없었다고 했던 사건입니다.

[앵커]
중요한 게 웰다잉법에 따라서 어떤 경우에 연명치료를 중단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지 엄격하게 나눠봐야 할 것 같아요. 먼저 치료 중단이 가능한 경우부터 설명을 해 주시죠.

[앵커]
무조건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아닙니까?

[인터뷰]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가 의학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시점이고 또 회복이 불가능하고 더 이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아서 죽음에 임박한 상황에서만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학적으로 연명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는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가족이 원해도 치료를 계속해야 되는...

[앵커]
회생 가능성이 없고 임종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학적인 판단이 명백히 있어야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보면 환자의 의식이 있을 때는 환자가 어떤 말을 하거나 의사표시를 할 수 있을 텐데 의식이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판단을 하게 됩니까?

[인터뷰]
본인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을 했다면 그것을 확인해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고 만약에 사전의료의견서가 없다면 가족들의 합의가 되어야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 두 가지라는 거죠.

[인터뷰]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작성돼 있다면 그것을 확인해서 중단할 수 있지만 그게 없는 경우에는 가족들이 본인의 의사로 확인을 해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준비한 것을 보면 연명치료가 중단되는 경우, 방금 말씀을 하신 대로 첫 번째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서 연명 치료 중단 뜻을 담당 의사 2명이 확인했을 경우 첫 번째로 가능하고. 만약에 급하게 병원에 가셨거나 그럴 경우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없을 경우에는 가족 2명과 의사 2명이 같은 의견을 낼 경우.

[인터뷰]
평소에 환자가 어떤 의사가 있었느냐를 가족들이 일치되게 밝힌다면 중단할 수 있지만 평소에 본인의 의사를 밝혀놓지 않은 상황에는 가족 전체의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보통 보면 가족 중의 일부는 동의하는 경우도 있고 동의 안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때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인터뷰]
그럴 때는 실질적으로 의사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연명의료중단의향서가 없는 상황이고 이럴 경우에는 법원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다시 법정으로 가야 되는...

[앵커]
이번에는 원장님께 여쭤볼게요. 외국에서는 안락사를 허용해달라는 요청도 있고 또 일부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는데 안락사와 존엄사 어떻게 다른 건가요?

[인터뷰]
안락사와 존엄사는 다르다고 할 수 있죠. 왜냐하면 존엄사는 이번에 웰다잉법, 이 부분에 대한 것은 적극적인 치료에 대한 것이 중단이 된다라는 것이고 죽음에 대한 것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엄연하게 두 가지는 다른 부분인 것이죠. 저는 이제 이번에 웰다잉법에 대해서 한편에서는 약간의 시각이 곱지 않은 부분, 우려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봐요. 그것은 환자의 어떤 치료비 부담이라든지 아니면 보험금, 아니면 유산과 관련되는 문제들이 얽혀있는 경우에 그런 경우에 조금 우려의,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어떤 우려의 소리도 있는 만큼 앞으로 2년 동안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다각도로 개선 방안도 모색해 봐야 한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65세 이상 노인분들 연명치료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지금 그래픽으로 준비를 해 봤는데요. 88. 9%는 연명 치료에 반대한다고 말씀을 하셨고요. 찬성하시는 분은 겨우 3. 9%에 불과했거든요. 이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저는 이제는 본인의 삶뿐만 아니라 죽음까지도 이제는 본인이 잘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잘 죽을 것인가에 대한 것도 충분히 생각하고 계획하고 할 수 있다라는 존중되어야 된다라고 하는 그러한 부분으로 받아들였다고 이렇게 보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환영할 일인 것이죠.

과거에는 사실은 우리가 죽음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그러니까 본인의 삶인데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관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제는 충분하게 본인의 연명 의지, 치료 의료의 계획이라든지 이런 것을 존중을 함으로써 그런 부분들에 대한 것도 이제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러한 시간을 갖게 됐다라는 면에서 저는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웰다잉법에 따르면 사실상 환자의 치료 중단을 결정하는 것은 의료진들의 판단에 작용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리적으로는 의사들의 판단이 더 엄격해져야 될 것 같은데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책이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남은 기간 동안 시행령 시행규칙을 세밀하게 작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임상적인 상황에서 윤리적 판단을 잘할 수 있도록 훈련과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마다 이런 전문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반드시 강화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 법안을 처음에 만드는 데 관여하신 분으로서 이 법안이 통과가 됐지 않습니까? 물론 시행은 2018년 이후지만. 통과됐다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인터뷰]
세 가지의 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의학이라는 것이 환자가 가지고 있는 질병에 초점을 맞춰서 계속 적극적인 치료를 했다고 한다면 그런 치료가 불가능한 시점에서는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중심으로 돌봄을 제공해야 된다라는 것에 대해서 의사만이 아니라 간호사,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들이 환자분들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는 데 바꾸도록 하는 첫 번째 선언적 의미가 있고.

두 번째는 죽음이라는 것이 치료의 실패일 수 있지만 불가능한 시점에서는 오히려 죽음이 삶의 완성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그러한 인식을 바꿔주는 데 두 번째 의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그동안 죽음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차원과 가족의 차원에서 바라봤다면 이제는 죽음이라는 것을 국가와 사회가 책임을 져야 된다는 것이 이 법이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가족도 본인에 대한 죽음, 그 준비가 서투른 편이에요. 그래서 웰다잉법이 안정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죽음에 대한 마음가짐도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는데 원장님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인터뷰]
이번 이 법안을 통해서 죽음이라고 하는, 인간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 보는 절실한 계기를 마련을 했다라는 면에서 저는 굉장히 환영하는 입장이고요. 과거에는 우리가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굉장히 피해왔거든요.

그래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장례를 어떤 절차를 거쳐서 할 것인가, 아니면 유산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것조차도 사실은 우리가 그동안 많은 피하면서 지내왔다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제 작게는 임종을 앞둔 환자나 가족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회피의 대상이 아니고 죽음에 관련돼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리고 더 나은 방법이 없는가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인생관뿐만 아니라 죽음관에 대해서도 우리가 확립시키는 그런 계기로 마련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결론적으로 말씀하시면 죽음도 미리 준비를 해야 된다는 그런 말씀이시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우원장 모시고 웰다잉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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