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보다 비싼 '결혼비용'...대한민국의 현실

'우주여행'보다 비싼 '결혼비용'...대한민국의 현실

2016.02.10. 오전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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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한 쌍이 결혼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우주여행보다도 더 비싸다고 합니다.

이 비싼 결혼 비용 때문에 젊은이들의 결혼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이서우 / 직장인 : 야근도 하고 회식도 하게 되면서 집에 늦게 들어가면 피곤하고, 돈이 많이 드는 게 가장 문제인 거 같습니다.]

[김미진 / 서울 연희동 : 월세로 살고 있고 그러다 보니 주거비랑 생활비가 많이 드는데 아무래도 그런 것들을 다 쓰면서 결혼하기 위해서 저축을 또 따로 하다 보니까….]

2016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미혼 남녀가 결혼을 망설이고 있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를 꼽습니다.

다시 말해 '돈' 때문에 결혼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을 뜻하겠죠.

청춘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행복한 결혼을 꿈꾸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남녀 한쌍이 결혼에 드는 비용, 얼마나 될까요?

한 웨딩 업체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결혼 비용은 2억7천 만 원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무려 4,000만 원 정도가 늘어난 금액인데요.

이 금액은 지난 2014년 영국의 우주여행업체 '버진갤럭틱'이 우주여행 예약금으로 제시한 2억5천만 원보다도 큰 금액입니다.

결혼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 품목별로 자세히 살펴볼까요.

평균적으로 예식장이 2000 만원, 예단과 예물이 각각 1800 만원, 혼수용품이 1600 만원, 신혼여행이 530 만원, 스튜디오 촬영과 드레스와 메이크업 비용이 340만 원이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죠.

결혼 비용을 쭉 끌어올린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주택 자금입니다.

전체 결혼비용 중 69.9 퍼센트나 차지했는데요.

지난해 1억6000만 원이었던 주택 자금이 올해 1억9000만 원을 기록하며 13.9% 증가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신랑과 신부가 드는 비용은 어떻게 차이가 날까요.

전체 결혼 비용 가운데 신랑은 63%인 1억 7천여만 원을, 신부는 37%인 1억여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결혼 비용 지출이 높다 보니 결혼을 아예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본인도 모든 것들이 준비된 다음에 결혼하겠다고 지나치게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또 주변 사람이나 가족들도 계속 결혼에 대해서 상기시키면서 도리어 더 스트레스를 주고 있기 때문에….]

결혼을 준비하다 포기한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연애와 결혼은 서로의 가난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라고 말입니다.

슬프지만 이것이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결국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청춘들의 결혼 포기.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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