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시신 방치 목사 "성공에 장애 될까 봐 시신 방치"

딸 시신 방치 목사 "성공에 장애 될까 봐 시신 방치"

2016.02.06. 오전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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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학대에서 강의까지 하는 목사 아버지가 친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방치했다는 사실이 선뜻 믿기지 않았는데요.

범행 동기를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이 경찰의 범죄심리 분석과정에서 확보됐습니다.

염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친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1년 가까이 시신을 방치한 혐의를 받는 47살 이 모 씨.

국내 유명 신학대학을 나와 독일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습니다.

이 씨의 상식 밖 범행을 더 이해할 수 없었던 것도 바로 이 씨가 엘리트 코스를 밟은 목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 씨의 범행 동기를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이 경찰의 범죄심리 분석과정에서 확보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자신이 어렵게 이룬 성공이 무너질까 두려워 딸이 숨진 사실을 숨기고, 시신을 방치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안다" 라고 밝혔습니다.

기도하면 딸이 살아날 것으로 믿었다는 첫 진술과는 다른 내용입니다.

개척교회를 운영하며, 모 신학대에 강의를 나갔던 이 씨는 정교수 임용에 사활을 걸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성공에 대한 갈망과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가 범죄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배상훈 / 서울디지털대 교수 : 자기 성공에 대한 맹신과 자기애적 성격장애가 합쳐져서 자신의 성공을 부정하는 딸 아이를 가혹하게 대한 것이죠. 그 결과가 이 범죄로 나타난 것입니다.]

지난해 1월에는 명문 사립대 출신의 40대 남성이 앞으로 예상되는 경제난을 이유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했습니다.

10억 원대 아파트를 소유한 자산가인데도, 부인과 자식을 장애물로 여긴 겁니다.

경찰은 엘리트 출신 목사인 이 씨 역시 딸의 사망 사실을 인생의 걸림돌로 여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범행 동기를 집중 추궁하고 있습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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