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풀고 도주한 절도범, 아파트 투신 사망...경찰은 뭐했나?

수갑 풀고 도주한 절도범, 아파트 투신 사망...경찰은 뭐했나?

2015.12.01.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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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복준, 前 동두천경찰서 수사과장 / 신은숙. 변호사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 황성준, 문화일보 논설위원

[앵커]
얼마 전 부산에서 수갑과 포승줄을 풀고 형사들을 따돌리고 달아났던 20대 절도 피의자 기억하실 텐데요.

검거 직전이 남성이, 아파트 20층에서 뛰어내려 결국 숨졌습니다.경찰은 초인종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자 소방당국의 협조로 잠긴 문을 강제로 열었는데요.

경찰이 들이닥치자,절도 피의자 24살 설 모 씨가 갑자기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겁니다.

그리고 아파트 20층에서 떨어진 설 씨는 3층 철 구조물에 부딪혀 숨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출동했던 119 구조대와 경찰 말에 따르면 설 씨가 창문에 한발을 걸친 채로 있다가 바로 뛰어내려 제지할 틈이 없었다고 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소방 관계자]
"(20층에 가기 전에) 자기(경찰)들이 2층에서 창문을 열고 머리를 내밀어 봤는데 안 나갔습니다. 창문으로 뛰어내린다는 것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더라고요."

[강동호, 부산 부산진경찰서 형사과장]
"혹시 엉뚱한 마음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무한정 잠복할 수도 없고 그래서 일단 있는가? 없는가? 확인이나 하자…."

절도 전과만 7범인 설 씨.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추가로 총 24건의 절도 사실을 털어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 뭘까요?

지금 이야기 나눠봅니다.

[앵커]
지금 류주현 앵커가 전해드렸습니다만 김 박사님, 절도범이었었습니까, 이 사람이?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절도를 해서 잡혀서. 우리나라는 앞으로 채운다 하죠. 수갑을 채웠는데 이걸 풀고 도망을 가서 숨어있다가 발각이 되니까 20층에서 뛰어내렸다는 거죠?

[인터뷰]
네. 이사람은 경찰이 놓치게 된 경위가 한번 귀금속 절도한 걸 장물, 파는 과정에서 검거를 해서 본인이 24건의 절도사실을 자백을 했어요.

그렇다 보면 경찰입장에서는 각 피해자를 찾아다니면서, 이 사람이 지목하는 장소에 찾아가서 피해자들의 진술을 받아야 되거든요. 당일날 형사들 3명이 이 사람을 데리고 피해자를 확인하러 다닌 겁니다.

한 사람은 내려서 가서 확인하고 있고 두 사람은 운전석에 나란히 앉아있었던 거예요.

이 사람은 수갑과 포승을 채웠다고 하는데 그걸 풀고 그대로 도주했던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난리가 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공개수배로 빨리 전환을 했고요. 그다음에 탐문하는 과정에서 이 사람의 여자친구가 나오게 되죠.

이 사람의 여자친구를 집중해서 보다보니까 이 사람의 여자친구의 집이, 여동생 집이 있는 데서 이 사람이 택시기사를 폭행했던 사건이 하나 떠올랐어요.

그래서 이 아파트에 혹시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겠다고 해서 경찰이 거기를 간 겁니다.

가서 밖에서 벨을 계속 눌렀는데 안에 인기척이 전혀 없으니까 경찰 입장에서는 물론 안에 있는 것도 판단을 해야 되지만 혹시 있나, 없나를 확인을 해야 되니까 119를 불러서 최대한으로 빨리 따긴 했어요. 1분 정도 걸렸다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직접 통화를 했는데요. 그런데 그 전에 경찰이 나름대로 조치는 했습니다. 소방서를 불러서 에어백을 밑에다 설치를 하려고 보니까 공교롭게도 20층인데. 3층에 철골구조물이 앞으로 되어 있어요. 도저히 에어백을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할 수가 없었고요. 옥상으로 뛰어올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옥상에다 경찰을 배치하고 한 개팀. 7명하고 소방관 포함해서 10명이 신속하게 문을 따고 뛰어들어갔다고 합니다.

들어가서 문부터 창문까지 3초 정도 다다른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창문이 굉장히 좁아요. 거기에 다리 한 쪽을 미리 내놓고 있었고 머리를 내놓은 상황에서 경찰이 문따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그냥 뛰어내린 겁니다.

[앵커]
안타까운 일인데. 중요한 것은 뭐냐하면 수갑을 그렇게 풀기가 쉬운가요?

[인터뷰]
제가 판단할 때는...

[앵커]
그게 지금 10건 정도가 1년 평균 수갑을 푸른 경우가 생긴다고 하는데.

[인터뷰]
그런데 이게 특히 내리 연장 나지 않았습니까? 인천 남부서에 송민철이 도주했고. 그게 검거가 안 되고 있는 중에 부산에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요.

이건 명백히 경찰의 기강해이입니다. 이거는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안이고요. 제가 판단할 때는 수갑을 느슨히 채웠던 것 같습니다. 수갑을 아주 느슨하게 채워놓으면 뺄 수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판단할 때는 구형 수갑에 그나마 신형 수갑이 요즘 지급되는데 전체 경찰한테는 예산 때문에 다시 지급이 안 되고 있어요. 그 전 형사들은, 고참 형사들은 전부 구형 수갑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건 탁탁 때리면 사실 빠집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데.

[인터뷰]
전문가 앞에서 제가 이런 말씀드리기 그런데 신형 수갑은 실리콘이 있어서 꽉 찔러도 풀기 힘듭니다.

그런데 구형 수갑은 요즘에 인권문제가 많이 나와서 꽉 조이지도 못 합니다.

물론 꽉 조이면 풀기 힘든게. 심한 경우 이번에는 인천에서 탈출했던 사람은 기름칠만 해서 뽑았다는 거 아닙니까?

그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도 오래된 것이 많아서 열쇠구멍이 약해서 거기를 조금 누르면 풀립니다.

[인터뷰]
그런데 저는 이 사건이 안타까운 건 물론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어요.

이 사람이 형사재판을 받고 유죄가 되기까지 추정하는 게 맞지만 매번 이렇게 체포가 되고 했을 때 도주 사건도 있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분한테 도둑질을 당하고 강도를 당하고 성폭행을 당하고 살인을 당했던 피해자들은 자꾸 잊혀진다는 거예요.

체포되고 난 이후에 피의자, 피고인들의 인권만 자꾸 주장을 하시는데 물론 죽어도 될 사람은 표현은 아닙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되는 것은 이분은 죄를 저질를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 시민들의 생각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터뷰]
그런데 어쨌든 사망을 했잖아요. 이 사람은 강간, 흉악범은 아니고 절도범이었어요. 절도범이었고 물론 전과가 7범이라는 것은 사실 가벼운 건 아니고요.

더군다나 이번에 추정을 하는 과정에서 24개 범죄가 발견되고 이번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건데 일단 왜 뛰어내렸을까라는 생각을 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우리 김 박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아래쪽에 에어백도 준비를 하려고 했었지만 상황이 안 됐다라고 이야기하지만 모든 가능성은 다 열려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 사람이 왜 뛰어내렸을까를 생각을 해 보면 이제는 끝이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절도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죄이기도 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그렇게 아주 중한 범은 아니거든요.

살고 나오면 되는데에도 불구하고 이미 얼굴은 노출이 되었고 본인이 도주를 했었기 때문에 도주죄도 추가가 될 것이고 아마 심리적인 압박이 굉장히 컸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이번 사건이 굉장히 안타까운 건 경찰이 자꾸 진입하려 하기 전에 최악의 상태가 인질 아닙니까?

그러니까 인질이 있으니까 누가 같이 있었는지 확인을 하고 혼자 있었다면 투신 가능성을 생각을 했어야 되지 않을까, 이 부분이 아쉽기는 합니다.

[앵커]
어쨌든 참... 수갑 문제부터 해결을 해야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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