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평화 집회' 가능할까?...한상균 품은 조계종의 고민

[뉴스통]'평화 집회' 가능할까?...한상균 품은 조계종의 고민

2015.12.01. 오후 5:5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엥커]
지난달 14일, '민중 총궐기' 집회에 모습을 드러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입니다.

이날, 한 위원장을 체포하려는 경찰과 일부 조합원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면서 한 위원장이 수배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죠.

한상균 위원장, 지난 2009년 쌍용차 해고 사태 당시 노조위원장으로 평택 공장 점거 농성을 이끌었습니다.

이 혐의로 3년 실형을 살았고 출소 후 다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송전탑에 올라 6달 가까이 농성을 벌였습니다.

지난해, 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진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됐는데요.

지난해 5월 세월호 집회 당시 불법 시위를 벌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재판에 4차례나 출석하지 않아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경찰은 한상균 위원장 검거 전담반을 만들고 검거에 특진까지 걸어놓은 상태였습니다.

지난 14일 집회에서부터 경찰에 쫓기던 한 위원장은 16일 밤 조계사로 피신했습니다.

"허락 없이 절 안에 들어와 죄송하다"며 신변 보호와 함께 현 시국 문제에 조계종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다음날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신변보호 요청은 받아들이되 중재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화쟁위, 고심 끝에 2차 대규모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계종이 나서 대화를 중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법 스님, 조계종 화쟁위원장]
"화쟁위원회는 대회 주최 측, 경찰과 정부가 참여하는 대화의 장이 조속하게 마련되도록 힘을 다하겠습니다. 정부, 정치권이 이에 화답하여 노동문제와 관련한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화쟁위원회의 역할을 모색하겠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태도가 완고합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경찰청 측은 "준법의 문제는 화쟁의 대상이 아니"라며 사실상 거부하죠.

이어 법무부 장관이 '불법 집회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압박 담화문까지 발표하면서 오는 5일 2차 집회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됩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
"법을 무시하고 공권력을 조롱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습니다."

[김지윤, 노동자연대 대표]
"국민의 저항권을 행사할 것이며, 이후 더 크게 평화적으로 대중적 집회를 성사하여 이 정권의 폭주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보여줄 것이다."

정부와 경찰, 집회 주최 측 사이 불신의 골이 깊어 조계사도 어떻게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죠.

이 와중에 어제 조계사 신도회가 한 위원장의 즉각 퇴거를 요구하며 경내에 있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박준, 신도회 부회장(어제)]
"오늘 중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중으로 잡아낼 거예요."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어제)]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홀로 있던 한 위원장은 모든 옷이 찢긴 일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폭력 시위로, 폭력 시위에 대한 정부의 엄정 대응이 다시 종교를 사이에 둔 대치 상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계종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풀 수 있을까요?

오늘 열린 신도회 임원회의에서 신도들은 한 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서 어제와는 다소 다른 결정을 내렸다고 하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용성 기자!

조계사 신도회가 내린 결론은 결국, 한 위원장이 요청한 오는 6일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죠?

[기자]
조계사 신도회는 오후 2시부터 전국 35곳의 지회장을 포함한 160여 명이 한 위원장이 은신한 바로 옆 건물, 안심당에서 임원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한 위원장이 밝힌 6일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신도회 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 위원장에 대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면서 조계사를 찾는 대다수 신도와 국민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콕 짚어서 '나가라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믿음으로 6일까지 인내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종교가 사회의 소통과 화합에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조계사가 누구나 참배하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청정도량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신도회 임원회의를 앞두고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경찰이 조계사 안팎을 둘러싸면서 조계사는 긴장감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민주노총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서 입장을 밝혔다면서요?

[기자]
민주노총은 대승적 결단을 내려준 조계종 신도들과 화쟁위원회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빨리 한 위원장의 거취를 고민해 밝히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제 한 위원장에 대한 일부 신도들의 폭력 사태에 대해 조계사에 진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은신해 있는 건물에서 창문을 열고 12월 5일은 살려고 하는 투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 시위를 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노동자들의 생존a권을 지키겠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앞서 오전에는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화쟁위는 신도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지 못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일부 신도들이 한 위원장을 끌어내려 한 것은 화쟁위와의 생각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금까지 조계사에서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