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근 논문 표절 논란...국내 연구윤리 현주소는?

송유근 논문 표절 논란...국내 연구윤리 현주소는?

2015.11.29.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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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앵커]
제 옆에 보시는 사람이 송유근 군, 5살 때 미적분을 풀었고요. 8살 때 고졸 검정고시 합격했고 9살에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이 송유근 군이 예기치 않았던 논문 표절 판정을 받았습니다.

어른들 과욕 때문에 이렇게 됐다, 논문 표절이라는 것은 억울하다, 아직도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오늘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을 모셨습니다.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원장님이 보시기에는 표절이 확실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인터뷰]
우선 올해 기고한 미국 천문학회지에서 내린 결론이 2002년에 박석재 교수가 발표한 발표 자료와 올해 새로 논문에 게재된 2015년 송유근, 박석재의 공저가 상당 부분 겹쳐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인용이 됐어야 됐다, 그런 면에서 이것을 표절이라고 판정했고 표절이 맞다고 봅니다.

[앵커]
박석재 교수가, 좀더 설명을 드리자면 이 논문의 공동저자이기도 하고 송유근 군의 스승이기도 하고. 그런데 본인이 쓴, 박석재 교수가 2002년에 썼었던 자료를 인용을 했는데 그걸 인용이라고 안 밝혔다, 그게 문제라는 얘기인 거죠?

[인터뷰]
인용을 안 했죠. 레포런스에서 그게 빠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는 지도교수의 말을 들어보면 이게 그냥 정식 논문이 아니고 워크숍에서 발표된 발표자료를 발표자료집으로 만들었던 것이었고 보통의 경우에는, 과거에는 이러한 것을 프로시딩이라고 합니다. 프로시딩의 경우에는 보통 인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도 그렇게 알고 인용을 안 했고 또 기고 전에 편집장한테 인용 여부를 문의했다고 합니다. 편집장의 답변은 프로시드이기 때문에 인용을 안 해도 된다, 이런 답을 받았다고 합니다.

[앵커]
천체물리학저널이라는 곳에 미리 문의를 했군요. 그러니까 이걸 인용표시를 해야 되느냐, 그랬더니 편집장은 괜찮다, 안 해도 된다. 그러면 그 저널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닙니까?

[인터뷰]
그런데 정식으로 다시 편집장을 제외한 검토위원회가 소집이 돼서 정밀 검토를 해 본 결과 그 당시에는 처음에 논문을 리뷰했던 분들은 2002년에 발표 자료집의 존재를 몰랐었고 그런데 2002년 발표자료집과 지금 천문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을 비교해 보니까 상당 부분 겹쳐 있기 때문에, 그리고 더군다나 2002년에는 박석재 박사 혼자의 발표자료였고 2015년은 송유근 군이 제1저자로 추가로 됐기 때문에 특히 더 표절이라고 판정이 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만약에 인용했다는 표시만 했으면 이게 2002년 공동저자의 것을 인용한 것이다, 이 부분은. 표시만 했었으면 괜찮았던 건가요?

[인터뷰]
그 부분은 내용적으로 그러면 2002년에 발표자료에 있는 그 부분과 올해 발표된 것에 송유근 군이 연구함으로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어야지만 새로운 논문으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제가 말할 수가 없고 아마 그 분야의 전문가들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검토해서 다시 판정을 해야 되는 문제군요, 그 분야 전문가들이.

[인터뷰]
일단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인용해야 될 2002년 발표자료에 대해서 인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판정이 됐고 표절은 맞습니다.

[앵커]
박석재 교수 얘기는 그 부분은 그렇게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이미 10년 전 것이고 그걸 토대로 해서 이번에 송유근 군이 새롭게 해낸, 제가 전문 용어니까 잘 모르지만 편미분방정식을 유도해낸 게 그게 핵심이다, 그것을 밝혔더라고요.

[인터뷰]
그렇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아마 그 저널의 입장은 2002년 발표자료집에 근거해서 발전시킨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인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인용 표시를 안 한 게 문제라는 거죠?

[인터뷰]
그런 것을 오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 우리가 논문을 쓰게 되면 관련된 문장이나 자료가 나왔을 때 이 부분이 옛날의 논문이나 발표된 것과 연관이 있으면 거기다가 예를 들어서 표시를 하고 뒤에 참고문헌에 그 논문이나 자료를 씁니다. 그걸 우리가 인용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인용하는 것은 괜찮은데 그 표시를 안 했다는 게 문제가.

[인터뷰]
인용을 안 했다는 겁니다. 인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본다는 겁니다.

[앵커]
정확히 짚어야 될 텐데요. 그러니까 박석재 교수의 2003년 자료를 그것을 인용한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그걸 인용했다고 표시를 안 했다는 게 문제라는 건가요?

[인터뷰]
아니요. 사회자께서 오해를 하시고 계시는데요. 인용을 안 했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미국 천문학회지에서 결론을 내린 겁니다.

[앵커]
그게 무슨 말씀이죠? 2003년에 있던 자료를 그대로 베껴왔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문제는?

[인터뷰]
그게 아니고요. 2002년에 발표한 자료가 있었고 그것은 별도로 있었던 것이고 그다음에 올해 2015년에 송유근 군과 박석재 지도교수가 같이 공저로 미국 천문학회지에 논문을 기고를 했고 그게 받아들여져서 게재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일부 과학커뮤니티나 이런 분들이 2002년도에 박석재 지도교수의 발표자료집에 있는 내용과 2015년 올해 발표된 송유근, 박석재 교수의 공저가 상당 부분 같아 보인다. 그런데 왜 이것을 인용을 안 했느냐라고 문제 제기를 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제가 여쭤보는 것은 아마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그 부분을 혼란스러워하실 것 같은데. 그러니까 그 부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 그런데 그게 핵심적인 부분은 아니라고 저자들은 주장을 하는데 어쨌든 가져왔는데 거기에 이게 2003년의 박석재 교수의 것을 가져온 것이다라고 표시를 했다면 그 자체, 가져온 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인 거죠?

[인터뷰]
그렇죠. 그런데 표시하지 않았고.

[앵커]
알겠습니다. 그 얘기를... 그러니까 그것을 표시하는데 인용이 아니라 인용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가 된다는 것이죠. 인용한 것을 표시만 했다면 문제가 안 되는 것이죠?

[인터뷰]
그렇죠. 그런데 인용을 했으면 리뷰 커뮤티가 새로운 논문 2015년도 것을 검토할 때 그런 것들을 다 감안해서 검토하기 때문에 미국 천문학회지의 입장은 인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앵커]
알겠습니다. 시청자분들께서 이제 다 이해를 하셨을 것 같고죠.. 그 부분에 대해서 미리 편집장한테는 양해를 받았었다라는 것이 박석재 교수의 입장인 것이고요. 원장님은 원래 물리학자이시고 천체쪽은 아니십니다마는 보통 어떻습니까. 보통 이런 SCI급 학자들이 논문 인용했을 때 쓴다는 정도의 권위 있는, 이런 데 논문을 낼 때 이 정도, 그러니까 논문이 아니라 학회에서 발표했었던 자료를 가져오면서 거기에 인용 표기를 안 하는 게 많이 일어나는 일입니까. 아니면 아주 드물게 있는 일입니까?

[인터뷰]
과거에는 프로시딩이라고 하는 발표자료집을 인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연구논문의 숫자라든가 이런 게 굉장히 많이 증가되고 하면서 소위 말하는 연구윤리규정이 갈수록 까다로워져서,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런 것들이 상당히 논란이 돼서 2011년에 확정된 그 당기 교육과학기술부의 연구윤리확보 지침에 의하면 자기 논문도 반드시 리퍼를 해야 한다, 그래서 그것을 자기표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이 강화가 됐습니다마는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규정 같은 것들이 충분히 마련이 됐는데 아직 일반인이나 연구자들 사이에 이런 것에 대한 인식과 교육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건 천체물리학뿐만 아니라 공통적으로 그런 부분의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데 강화된 기준을 미처 못 따라가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문제인 것 같다.

[인터뷰]
그렇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논문 자체는, 송유근 군이 쓴 그 자체는 가치가 굉장히 높다라고 보는 분들도 있던데 학계에서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인터뷰]
그 부분은 저도 관련된 분야에서 있었지만 논문 하나하나가 다 굉장히 전문적이기 때문에 그 분야의 그 문제를 들여다 본 분만 정밀하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앵커]
송유근 군 입장에서는 책임이 있습니까. 본인이 어쨌건 저자니까 그런 부분... 인용 표기를 안 한 부분, 자기가 들여다봤어야 될 책임이 분명히 있는 겁니까. 아니면 송 군 입장에서는 교수님을 믿은 것이니까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겁니까?

[인터뷰]
일정 부분 제2저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겠지만 지금 송유근 군은 독립연구자가 아닌 박사과정 학생이고 학생의 입장에서는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아서 연구를 했고 또 논문을 기고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지도교수가 어떤 학회지에 어떻게 실었으면 좋겠다, 이런 제안을 했고 또 지도교수는 지도교수대로 학문적으로 지도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구 윤리에 있어서도 또 연구의 지침에 있어서도 학생을 지도할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부분의 책임이 지도교수한테 있다고 봅니다.

[앵커]
앞으로 하여간 이런 일이 또 있지 않아야 될 텐데 우리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추세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하면 그것도 큰 문제인데 어떤 조치들이 구체적으로 반면교사로 삼아서 어떤 일들을 해야 합니까?

[인터뷰]
아까 말씀드린 대로 2011년 연구윤리지침이 마련된 이후에 대부분의 우리나라의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소에 혹시 논문이 표절되거나 중복되지 않았는가를 검사하는 검증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분들이 간과되는 측면이 있고 우리가 이러한 사태를 계기로 삼아서 기존에 있었던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을 하고 그다음에 연구자 각자가 연구윤리에 대한 자각, 성찰,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그 시스템을 이용하면 이것이 자기표절인지 이런 것도 다 금방 알 수 있습니까?

[인터뷰]
저는 이용해 본 적은 없지만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송유근 군이 어쨌건 세계적인 학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아마 국민들이 다 있으실 것이고 이것을 교훈으로 삼아서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하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저는 이번에 19살에 최연소 박사학위를 받는다는 거기에서부터 얘기가 시작이 됐는데 제 생각에는 박사학위라고 하는 것은 어떤 연구자가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역량을 그걸 갖췄고 언제 학위를 받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훌륭한 논문과 또 기량을 가지고 졸업해서 연구 커뮤니티에 가서 정말 우리가 바라는 대로 세계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가, 그런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여러 가지 아픈 경험을 했지만 또 송유근 군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젊은 과학자들이 사회적으로 격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리고 좀더 신중하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 분위기 속에서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이 19살에 박사됐다고 해서 이렇게 위대하다고 하는, 그런 게 아니니까요. 지금부터 지켜보겠습니다.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의 얘기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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