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산을 기억합니다"...마지막 길까지 함께

"거산을 기억합니다"...마지막 길까지 함께

2015.11.26.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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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습니다.

영하까지 떨어진 기온 속에서도 시민들은 민주화의 거목이 만든 역사를 되뇌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사람은 누구나 들러 추모할 수 있었던 빈소.

닷새 동안의 4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기억하기 위해 찾았습니다.

역사에 남긴 큰 발자취에 비해 조문객을 배웅하는 고인의 빈소는 작지만 따뜻함이 묻어납니다.

[김재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직원]
"감명 깊은 건 일반인 조문객들까지 늦게까지 식사 챙겨주시고 그렇게 하셨던 모습에 고인께서 소탈했던 모습이 많이 남아있던 것 같습니다."

반평생을 국회에서 보낸 9선 의원의 마지막 등원은 눈보라 속에 이뤄졌습니다.

여야 계파와 인연의 있고 없음을 넘어 영결식에 참석한 7천 명은 거산의 생전 모습을 반추하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이선국, 장례위원]
"늘 자상하시고 또 말씀이 없으시니까 생각을 많이 하시고, 늘 저희 대해주실 때마다 세 번 네 번 생각하고 한마디를 하라는 말씀이 (생각나서) 눈물이 납니다."

김 전 대통령을 태운 운구 차량이 고난과 승리의 여정을 보낸 사저로 들어오는 길.

상도동계의 본부인 이곳에 이웃 천여 명이 운구 차량을 맞이합니다.

누군가는 서슬 퍼런 군부 독재 시절 가택연금을, 누군가는 환하게 웃으며 일일이 악수하던 모습을 기억하며 마지막을 기립니다.

[최재중, 상도동 이웃 주민]
"제가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가택연금 받았을 때 제가 여기에서 한번 지나가고 싶어도 경찰들이 막고 그런 상황에서 아주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죠."

현충원까지 함께한 시민들은 최고의 예우 속에 엄숙하게 진행된 안장식을 눈에 담습니다.

고인의 관이 땅속으로 내려가고 진혼곡이 울릴 때까지.

민주화라는 유산을 기억하는 이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립현충원에서 영원한 잠이 드는 순간까지 함께했습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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