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형 터널 사고 느는데...인력 철수 '덜컥'

단독 대형 터널 사고 느는데...인력 철수 '덜컥'

2015.11.19.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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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 터널 사고가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고속도로 터널을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가 내년부터 터널 상주 인원을 거의 다 전격적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한 내용의 문건을 YTN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앞으로는 CCTV로 원격 감시를 해서 연간 150억 원의 인건비를 아끼겠다는 계획인데 과연 옳은 판단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황보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시너를 실은 화물차량이 넘어지면서 불이나 1명이 숨지고 19명이 크게 다친 상주 터널 사고.

사고가 나고 소방차량이 도착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린 상황에서 부상자를 구하고 몸을 던져 불을 끈 것은 터널 관리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었습니다.

상주 터널 입구에 관리소가 있었지만 당시 근무자는 전기시설 안전관리자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상주 터널 관리소 근무자]
(터널 관리를 여기서 하는 게 아니고 지사에서 하는 건가요?)
"전에는 여기서 했어요. 했는데 인원이 감축돼서, 혼자 있는데 어떻게 불을 끄고 그러겠습니까?"

YTN 국민신문고가 단독 입수한 한국도로공사 내부 문건입니다.

터널 운영관리 개선방안 내용이 상세히 서술돼 있습니다.

1km 이상 장대 터널의 경우 현재 1곳당 1명의 상주 근무자가 있는데 내년부터는 4곳에 1명이 근무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이전에 4명이 하던 일을 한 명에게 맡긴다는 얘기입니다.

인원이 크게 주는 대신 CCTV를 이용해 원격감시를 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2012년 4-5명이 터널 1곳을 맡던 것을 1명이 담당하도록 한 조치 이후 이번에 또 인원이 축소된 겁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지금까지 외주업체가 관리해 온 터널에 앞으로 자체 직원을 투입하는 만큼 책임관리와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인건비도 연간 154억 원 규모로 절약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터널 내에서 사고가 났을 때 차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든가 그런 정보를 알려주고 이런 시설 운영은 원격으로 해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고속도로 터널의 2/3에 비상연결통로조차 없고 170여 개 터널은 화재신고 후 20분이 지나도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인 관리만 추진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태균, 터널 방재안전관리설계 기술사]
"안전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약화되고 있는 거죠. 인건비가 많이 든다면 무인으로도 화재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자동화재시스템을 도입해야만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로공사는 내년부터 터널 원격 관리를 전면 시행 할 계획이지만 사고가 났을 때 초기 대응이 가능하냐는 안전 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황보연[hwangb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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