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3구 국산차 견인 확률, 외제차의 67배

서울 강북 3구 국산차 견인 확률, 외제차의 67배

2015.11.06. 오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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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자체 단속반이 불법 주·정차 차량을 견인할 때, 국산차는 놔두고, 외제차만 끌어간다는 선입견이 있죠.

YTN 데이터 저널리즘 팀이 서울 각 자치구의 단속 데이터를 분석해 봤더니, 국산과 외제차 견인 비율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형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시내에 불법 주차해놓은 승용차가 이렇게 끌려가는 신세가 됐네요.

견인 단속, 교통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분명히 필요하죠. 하지만 그 공정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 견인차량 보관소를 보실까요?

견인된 차량을 살펴보니, 전부 국산차 뿐입니다.

이렇다 보니 똑같이 불법 주차 단속을 하고도 오직 국산차만 견인하는 게 아니냐는 불신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 팀이 서울의 불법 주·정차와 견인 단속 상세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먼저 외제차가 가장 많은 강남구 일대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견인된 차량의 단속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봤습니다.

왼편이 소형 국산차인 A 브랜드, 오른편은 외제차인 M 브랜드가 불법 주정차로 적발되어 견인된 위치입니다.

겹쳐보면, 거의 비슷하게 다 단속된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통계를 내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불법 주·정차로 적발되어도 견인된 비율은 국산차인 A 브랜드가 외제 M 브랜드의 3.06배 수준이었습니다.

다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강북 3구(강북,노원,도봉)의 불법주·정차 단속데이터 140만여 건과 견인 데이터 6만 5,000여 건을 분석해봤습니다.

강남 3구에서는 국산차가 불법 주·정차 적발 뒤에 견인될 확률이 외제차보다 3.10배 높았고, 강북 3구는 무려 67배에 달했습니다.

이번엔 지도에 외제차 견인 비율이 적은 자치구일수록 진한 색깔로 표시했습니다.

서울 강북 지역의 자치구들이 외제차 견인에 더 소극적이란 사실을 거듭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담당 기관이 외제차 견인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ㅇㅇ구청 주차단속팀]
"아무래도 외제차는 다른 구에서도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죠. 파손이라든지 그런 걸 두려워했을 수도 있고…"

서울에서만 해마다 십만 건 이상 차량이 불법 주·정차로 견인되고 있고, 동시에 국내 수입차 등록 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6배가 증가했습니다.

외제차 100만대 시대, 공정한 법 집행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돼야 시민들의 적극적인 법 준수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가상 스튜디오에서 YTN 함형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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