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급식도 성적순? "전교 20등까지 먼저 먹어라"

[신율의출발새아침] 급식도 성적순? "전교 20등까지 먼저 먹어라"

2015.10.14. 오전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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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급식도 성적순? "전교 20등까지 먼저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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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0월 14일(수요일)
□ 출연자 : 송화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팀장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 22개 도시를 돌며 학교경쟁교육 실태를 조사했는데요. 상당히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결과가 있습니다. 전교 50등까지 유리벽으로 공개된 자습실에서 공부를 시키는 학교도 있고요. 학부모 봉사도 자녀 성적순으로 제한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성적순에 따른 급식차별은 물론이고, 기숙사 입주도 집이 먼 학생부터가 아니라 성적순인 학교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 실태 알아보겠습니다. 직접 조사에 나섰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송화원 팀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송화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팀장(이하 송화원): 네, 안녕하세요.

◇ 신율: 간단하게 조사 개요 좀 말씀해주시죠.

◆ 송화원: 저희가 지난 10월부터 1년 동안 진행했고요. 시기별로, 사안별로 종류가 좀 다른데, 저희가 전국 17개 교육청 관할 22개 지역을 순회하면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고,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사한 실태조사입니다.

◇ 신율: 그러니까 직접 면접조사를 하셨다는 건데요. 현장 확인도 하셨습니까?

◆ 송화원: 일부 확인한 것도 있습니다.

◇ 신율: 전체를 다 하신 건 아니군요?

◆ 송화원: 네, 전국적으로, 워낙 광범위하다보니까 지역 주민들을 통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 신율: 네, 그런데 사례를 좀 말씀해주시죠.

◆ 송화원: 지역별로 행태가 다르지만 줄 세우기 행태가 심각한데요. 처음에도 말씀하셨지만, 수십 년 동안 교실 기자재는 좋아진 것 같은데, 교육 방식은 그대로더라고요. 50등까지는 유리벽에서 공부하고, 공부 못하면 밥 늦게 먹고, 울산 같은 경우에는 전교 20등 정도가 밥을 먼저 먹게 하거든요. 그리고 한 여름에 다른 아이들은 다 땡볕에서 땀 흘리면서 공부하는데,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은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카펫 깔려 있는 곳에서 공부하고요. 심지어는 정수기도 따로 설치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특이한 경우는 특별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게 전국에 다 있습니다.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자료를 보내드릴 수 있는데요. 이름이 뭐냐면 핵심인재반, 조기진급반, 큰빛반, 진실반, 진짜실력반 이래요. 이게 10% 정도도 안 되는 건데, 나머지 90%의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모든 혜택에서 배제되는 현상이고요. 명문대 합격 현수막이라든지, 방금 말씀하셨던 성적순으로 기숙사 입사시켜서 외부 강사를 불러서 따로 특강해주고, 포트폴리오를 별도로 만들어주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신율: 네, 명문대 합격 현수막이야 전국적인 현상이죠. 그거가지고 뭐라 그러기는 뭐한데요. 그런데 조금 도가 지나친 부분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학교 측에 시정 요구를 한 것도 있습니까?

◆ 송화원: 네, 저희가 수 백 건의 제보를 받았는데, 그 중에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151건에 대해서는 학교에 시정요청을 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반응이 어떤가요?

◆ 송화원: 두 가지로 나뉘죠. 하나는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공부 잘 하게 해주는 게 뭐가 문제냐? 이렇게 말씀하시는데요. 저희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게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거든요. 다른 아이들도 받아야 하는 건데요. 그렇지만 반대로 저희가 문제 제기를 하면 ‘우리도 몰랐었다, 지적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개선하는 경우도 20여 건 있어서, 그럴 때 고맙고 감사했죠.

◇ 신율: 그런데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이게 학교의 문제라고 생각하세요? 교육 정책의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사회 구조의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 송화원: 저희가 그런 문제제기를 할 때마다 늘 느끼는 건데, 교육청이나 교육부에 이야기하면 늘 그렇게 이야기하거든요. 구조의 문제다, 제도의 문제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학교에 이야기하면 학부모 교육열이 문제다, 요즘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한다, 이러거든요. 그런데 그런 핑계를 대기에는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들로서는 부끄럽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면 그런 한계는 어느 지점이나 다 있거든요. 환경에도 있고, 경제에도 있고, 다 있는데, 그걸 다 극복해서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인 학교는 행복하게 만들어야죠. 즐거운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지금도 아이들이 입시경쟁으로 죽어가고 있거든요.

◇ 신율: 교육부 같은 경우에는 대학평가 할 때 취업이 얼만큼 되어 있느냐, 이런 걸 가지고 평가해요. 그런데 한 편에서는 대학은 취업 준비기관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게 사실 상충되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학교 입장에서 볼 때 아무래도 명문대 진학률에 의해서 학교의 순위가 매겨지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 입장에서 볼 때 학교 책임자는 어쩔 수 없다는 반론이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결국 교육 정책의 문제라든지 구조의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에서 물어본 겁니다.

◆ 송화원: 그런 현실적인 한계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그게 교육적인 본질로 놓고 봤을 때, 성적으로 줄 쭉 세워서 명문대 많이 보내는 것이 학교의 본질이냐? 생각해봤을 때 다들 마음속에 부채감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끄러워하고 있지만, 사회 구조의 문제라고 하면서 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거든요. 그게 아니라는 거죠. 우리가 먼저 나서서 하나하나 바꿔야죠. 우리가 그 자료에도 요구했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이, 지금 교육청들도 입시실적 경쟁을 은근히 하거든요. 교육부도 그걸 부추기는 경향이 있고요. 그걸 안 하겠다는 선언을 먼저 하면 그런 신호가 학교에 내려갈 것이고, 그러면 아이들이 즐겁게, 지금처럼 80% 이상이 잠자고, 엎드려 자는 교실은 더 이상 없어지겠죠.

◇ 신율: 참 이게 도대체 바뀌질 않네요. 이게 참 큰일입니다. 아이들의 어린 가슴이 멍들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은 저도 동의를 하는데, 앞으로 이런 조사를 계속 하실 거죠?

◆ 송화원: 네, 당연히 해야죠.

◇ 신율: 시정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도 조사하시고요?

◆ 송화원: 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화원: 네.

◇ 신율: 지금까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송화원 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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