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화장?'...조희팔 사망 미스터리

'준비된 화장?'...조희팔 사망 미스터리

2015.10.13. 오후 10: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측근 강태용의 국내 송환을 앞두고 검찰이 조희팔 사건을 원점부터 재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점이라면 경찰이 조희팔이 사망했다고 발표하기 전으로 돌아가 보자는 말인데요.

당시 경찰이 조희팔 사망 근거로 본 문서들부터 살펴볼까요?

먼저 조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 작성된 응급진료기록부입니다.

맨 마지막 줄 보시죠.

"사망원인: 급사, 급성 심근경색", 그리고 마지막에 물음표(?)가 적혀 있습니다.

두 번째 문서입니다.

사망 의료증명서인데요.

맨 아래 오른쪽 칸이 비어있죠?

의료기관의 직인은 있지만 중국 공안의 직인은 빠져 있는 겁니다.

뭔가 석연찮은데요.

조 씨를 화장했다는 '화장증'도 이상합니다.

조 씨가 숨진 날짜는 2011년 12월 19일, 화장된 날짜는 그로부터 이틀 뒤인 21일인데요.

정작 화장증 발급 일자가 12월 11일입니다.

조 씨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질 줄 열흘 전에 미리 알고 준비라도 했다는 걸까요?

조희팔 사망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조 씨의 조카와 측근이 사망 발표 후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습니다.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요.

강진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2년 5월 경찰청은 조희팔 씨가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도피 과정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는 겁니다.

현지에서 발급된 사망진단서와 시신 화장증, 장례식 동영상 등이 근거였습니다.

[박관천, 당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2012년 5월)]
"각종 사망 관련 증명서 등의 진위가 확인됐고 관련 의사 및 기타 목격자들의 증언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로는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의 이런 발표 내용은 3년 만에 뒤집힌 셈이 됐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직접 "조희팔 씨가 사망했다고 볼만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발급한 서류로 사망을 선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3년 전에는 현실적으로 조 씨가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뒤늦게 말을 바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 씨의 사망을 발표한 뒤 사실상 수사를 접은 데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했다는 겁니다.

경찰이 내부적으로 조 씨에 대한 지명수배를 유지한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경찰 총수가 혼선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직접 조희팔 씨의 생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희대의 사기극 사건 수사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YTN 강진원[jinwon@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