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병기' 끝없는 논쟁..."도움된다 vs. 필요 없다"

'한자 병기' 끝없는 논쟁..."도움된다 vs. 필요 없다"

2015.10.09.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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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표기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찬반양론이 뜨겁습니다.

한자를 알아야 제대로 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의견과 쉬운 한글을 사용해야 이해하기가 수월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의견이 갈리며 최근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는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문제.

어휘력과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한자를 함께 써야 한다는 것이 취지입니다.

[교육부 관계자]
"해독력이나 이해력 같은 것들이 한자를 병기 해서 어렵게 하려는 것이 아니고 설명을 해서 달아주면 아이들에게 조금 더 쉽지 않겠냐…."

사실상 지난 1970년대 시작된 '한글 전용 정책'을 바꾸는 셈인데 이를 두고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찬성론자들은 국어 사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한자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진태하, 전국 한자 교육 추진 총연합회 이사장]
"'사기'가 사전에 24가지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24가지 한자가 다 달라요. 이럴 땐 이렇게 쓴다는 걸 가르치면 아이들이 머릿속에 구별하는 각인력이 있어서 문장을 읽으면서 해독할 수 있죠."

반면 쉬운 한글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학업 성취도가 높아진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대로,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중국 한문을 쓰는 말글살이로는 우리가 제대로 글자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글자 한글을 만든 겁니다. 우리 말을 적기만 하면 우리는 편리한 국어 생활을 할 수 있고 그 말글살이로 학문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관련 단체뿐 아니라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객관적 판단마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갈등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자어가 사용 단어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한자를 배제하고 국어 교육을 논하기는 힘든 현실.

과연 어떤 방안이 한글 창제의 의의를 살리면서도 국어 사용 능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이제 이해 관계를 떠나 보다 더 구체적인 고민과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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