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수단인 폐지 지키려고" CCTV 훔친 40대

"생계수단인 폐지 지키려고" CCTV 훔친 40대

2015.10.08. 오후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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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휘, 위덕대 부총장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 최단비, 변호사 /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

[앵커]
직장을 잃고 아내는 투병 생활 중인한 40대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47살 A 씨.경기 침체 여파로 3년 전 직장을 잃었는데,설상가상으로 교사였던 부인마저 암에 걸렸습니다.

A 씨,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부인에게는 새로운 직장에 취업했다 말하고 몰래 폐지를 모아 팔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수입 50~60만이 전부였는데요 안 그래도 적은 수입인데, 어느 날부터 그마저도 점점 줄기 시작했습니다.알고보니 자신이 힘들게 모아놓은 폐지를 누군가 자꾸 훔쳐가고 있었던 건데요 해결책을 찾던 중A 씨는 CCTV 를 설치하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국, 인근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 있던 CCTV가 생각나 몰래 CCTV 하나를 뜯어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A 씨 CCTV 절도 행각은범행 5일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평범한 A 씨, 한순간에 절도범으로 전락했는데요. A 씨는 지금도 혹여나 투병 중인 아내가 범행 사실을 알까 봐 노심초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폐지를 팔며 가족을 부양해 온 40대 가장이 자신이 모은 폐지를 지키려고 CCTV를 훔친안타까운 사연, 지금 이야기 나눠봅니다.

[앵커]
지금 류주현 앵커가 안타까운 사연이라고 말을 했는데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정말 저도 가슴이 너무 미어지는 것 같은데. 이게 참, 부인까지 아프고 가장으로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결국 이렇게 된 거 아니겠어요?

[인터뷰]
저는 이것을 절대가난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마치 그게 늪과 같습니다. 헤어나려고 해도 헤어나려고 해도 헤어나지 못하게 돼요. 그런데 우리가 늪에 있게 되면 허우적대면 허우적댈수록 더 많이 빠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그때는 허우적대는 게 아니라 뭔가 길을 찾아야 되는 거거든요.

도와줄 사람을 찾아서 소리를 지르든가. 그래서 이분을 보다가 보니까 진짜 안타까운 게 우리는 옆에서 굉장히 이성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왜 이렇게 했을까.

왜 이렇게 계속 안 좋은 방법, 과연 능력도 있는 분이 폐지밖에 일이 없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한번 절망에 빠지게 되면 이렇게 한 쪽 방향밖에 생각을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게 굉장히 안타까웠고 또 그런 점에 있어서 이런 분들한테 다른 방향을 제기해 줄 수 있는 국가적인 시스템이라든가 절대가난에 빠진 사람들한테 그런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인터뷰]
그런데 저게 생계범죄인데 애매합니다, 저게. 경찰이나 시청자들이 저런 생계형범죄를 보고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이를 테면 사연을 들어보면 정말 안타깝고 백 번 마음이 아픕니다마는 저런 유사범죄가 많을 거 아닙니까. 그때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

정말 안타까운 게 저 양반이 아니라 오히려 경찰이나 시청자들이 더 안타까울 것 같아요.

[앵커]
정상참작이 안 돼요?

[인터뷰]
정상참작됩니다. 왜냐하면 사실은 그렇다고 해서 절도는 하면 안 되죠. 그렇게 해서 범죄를 저지른 게 다 용인되는 건 아닌데. 법은 형을 딱 정해 놓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절도는 6년 이하의 징역이거든요.

6년 이하라고 하면 1월부터 6년까지. 판사의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겁니다. 저런 경우 같은 경우는 동기도 참작할 수 있고 그 전에 전과 같은 게 없으면 정상참작이 되고요. 또 최근에는 많은 논의들이 있어요.

장발장법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저렇게 가난한 사람들이 한 번 절도를 저지르면 상습범이 돼서 또 가중처벌에 집행유예도 안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법들이 과연 우리 사회에 맞는 법인가, 이런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가 계속될 것 같고 정상참적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상참작해 줘야죠. 개인적으로 볼 때는 우리 사회에서 제일 불만인 게 재벌들은 몇 백억을 해 먹고 해도 조금 이따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이런 분들 같은 경우는 진짜 고생한단 말이에요.

[인터뷰]
말씀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너무 너무 힘들어서 저 케이스보다 10배, 100배 힘들어서 가족들을 죽이고 자기도 자살하려고 하는데 차마 자기는 자살을 못 해 버리는 경우. 이런 경우는 더 안타까운 거 아닙니까, 어떻게 보면?
그러나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르고 이런 경우가 많다는 말입니다, 이게.

[앵커]
이게 그래서 한숨이 나오는 순간인데요. 진짜 이런 생계형 범죄에 대해서는 우리가 객관적인 시각은 유지하되 따뜻한 가슴으로 바라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적으로 빈곤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구조의 산물이라는 얘기,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네 분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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