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터지는 줄" 놀란 주민 한밤 대피

"폭탄 터지는 줄" 놀란 주민 한밤 대피

2015.10.08. 오전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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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난 용인 유류창고에서 가까이 사는 주민들은 한밤중에 급히 대피해야 했습니다.

짐도 제대로 못 챙기고 나와 대피소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홍석근 기자입니다.

[기자]
멀리서도 봐도 선명한 시뻘건 불길.

금방이라도 마을을 삼킬 듯한 기세에 결국 대피 권고가 내려졌습니다.

대피 장소는 불 난 창고에서 3㎞ 떨어진 초등학교.

차량이 쉴 새 없이 들어옵니다.

담요에 두꺼운 옷을 가져왔으면 다행입니다.

정신없이 나오느라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얇은 옷에 작은 가방만 든 사람도 많습니다.

백발의 할머니들은 서로 손을 붙잡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킵니다.

[이정자, 대피 주민]
"놀라서 심장이 어떻게 뛰는지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자려면 펑 터지고 펑 터지고 해서 잠을 못 잤어요. 냄새 들어올까 봐 커튼도 다 쳤어요. 그러더니 나오라고 하더라고…."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개도 대피에 빠질 수 없습니다.

반경 800m 안에 사는 190여 명이 조그만 급식실에 모였습니다.

미처 자리를 못 잡은 사람은 급한 대로 차 안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대피 주민]
"집사람하고 아이 둘 다 지금 차에 있습니다. 마땅히 앉아 있을 데도 그렇고 기온이 떨어지고 있어서 차에서…."

폭발음과 함께 시작된 한밤중의 대피 행렬.

주민들은 불안한 밤을 뜬눈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YTN 홍석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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