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칠성파 부두목 체포...전국 조폭 2백여 개

'칼부림' 칠성파 부두목 체포...전국 조폭 2백여 개

2015.10.07. 오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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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6년 부산 지역 한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조직폭력배의 난투극입니다.

일반인도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이죠, 부산의 칠성파와 반 칠성파의 세력다툼이었습니다.

칠성파는 3년 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범서방파와 대치하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해산되는데요.

이른바 '강남 칼부림 대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주도한 칠성파 부두목이 지명수배 6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검거 순간을, 차유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어둠이 깔린 저녁.

적막한 카페 앞에 한 무리의 형사들이 나타납니다.

잠시 뒤, 한 남성이 형사들에게 둘러싸인 채 나옵니다.

[목격자]
"(경찰이랑) 같이 나갔어요. (행색이 어땠나요?) 특별나게 별난 건 없는데…."

바로 부산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의 부두목 43살 정 모 씨입니다.

정 씨는 바로 이 카페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인과 함께 있다가 경찰이 들이닥치자 별다른 저항 없이 연행됐습니다.

정 씨는 지난 2009년 11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다른 폭력조직인 범서방파와의 칼부림 대치 사건을 주도한 장본인으로 알려졌습니다.

범서방파 간부가 정 씨 소개를 받아 주식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고, 이를 계기로 다툼이 번져 수백 명이 패싸움 직전까지 간 겁니다.

이후 칠성파는 2대 두목인 한 모 씨가 지난 2013년에 체포되면서 조직이 급격히 위축됐고, 세력을 재결합할 인물로 부두목 정 씨가 거론돼 왔습니다.

경찰은 정 씨를 검거 다음 날 수사본부인 부산지방검찰청으로 압송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폭력조직 소탕을 위해서는 정 씨의 신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6년째 추적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정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여죄가 있는지도 추가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앵커]
영화 '친구', 1993년 칠성파가 경쟁조직인 신20세기파의 행동대장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부산에서 시작된 칠성파는 1980년대부터 세를 불려 국내 최대 폭력조직으로 성장합니다.

2009년 칼부림 대치 사건을 계기로 검찰과 경찰이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들어가죠.

이듬해 두목인 이강환이 체포되고, 2013년에는 이강환의 후계자 역시 구속됩니다.

하지만 조폭 검거가 만만치는 않습니다.

이 영상은 지난 8월, 부산에서 찍힌 건데요.

검찰 수사관이 칠성파 행동대원을 체포하려 하자 동료들이 합세해 수사관을 밀어내는 장면입니다.

수사관을 차량 보닛에 매단 채로 차를 몰고 도주를 시도하기까지 하죠.

당시 수사관의 심정, 직접 들어볼까요?

[검찰 수사관]
"설마 출발하겠나?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고 막아서려고만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올라타자 결국 출발했거든요. 실제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습니다."

검찰 수사관까지 겁주는 조폭들, 칠성파 부두목이 체포됐으니 이제 와해 됐다고 봐도 될까요?

전문가의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박상융, 변호사, 전 경기 평택경찰서장]
"부두목이 잡혔다 해서 와해 될 정도면 그 조직은 조직으로서의 실체가 없는 거죠. 그리고 6년 동안 수배가 되지 않았습니까? 6년 동안 수배가 되면서 제가 볼 때는 부두목의 체포에 대비해서 다 체계가 있을 겁니다, 조직이. 그래서 경찰과 검찰은 부두목을 체포하고 했으니까 이 조직이 와해되지 않겠냐,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조폭은 전국적으로 213개 파, 5342명입니다.

5년 전과 크게 차이가 없죠.

번듯한 사업체까지 굴리며 갈수록 지능적으로 활동하는 탓에 조직폭력배 소탕이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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