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말년' 파독 광부, 지금은?

'쓸쓸한 말년' 파독 광부, 지금은?

2015.10.07. 오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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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

[앵커]
1960년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마중물이 됐던 파독 광부 그리고 간호사. 이분들이 이제 70대, 80대 고령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 독일에 여전히 살고 계신 분들이 많고요.

그런데 이분들 중에 지금 형편이 어렵고 또 홀로 사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 것인지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인 유제헌 회장께 전화로 듣겠습니다.

지금 이분들이 독일 현지에 아직도 계시는 파독 광부, 간호사가 몇 분 정도 됩니까?

[인터뷰]
글쎄요, 지금 정확한 숫자는 안 나오는데 3000에서 5000명 사이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으로 조국으로 돌아오시지 않은 건 왜 그런 것이죠?

[인터뷰]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사정이 녹록하지 않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시 받은 월급을 모두 다 송금을 하셨어요. 그래서 막상 3년 계약 기간이 끝나고 귀국을 하시려 하니까 손에 쥔 돈이 없었던 거죠.

[앵커]
그래서 현지에 그냥 정착을 하신 거군요?

[인터뷰]
네, 대부분 그래서 머물게 되시고 간호사분들은 계속해서 간호사 일을 하셨고요. 광부분들은 3년 계약 끝난 다음에 광부를 못하시고 전업을 하시고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죠.

[앵커]
전업해서 주로 어떤 일들을 많이 하셨나요?

[인터뷰]
여행사나 아니면 처음에는 식당일들을 많이 하셨던 것 같고요. 그리고 그 이후에 여행사 일도 하시고 손쉽게 하실 수 있는 그런 일들을 하셨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러다 보니까 예를 들면 가게라든가 장사를 하시거나 사업을 하시거나 하다가 잘 안 되신 분들도 분명 있으실 테시고 마땅한 직업을 찾기 어려운 분들도 아마 있었을 것 같고요.

지금 그래서 좀 형편이 어렵게 지내시는 분들이 대략 어느 정도 되신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제 예상으로는 한 1000명 정도는 어렵게 사시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
어느 정도의 형편인가요?

[인터뷰]
제가 3년 전에 실버타운에 가서 돌아가신 분을 위로하고 장례를 치러드렸는데 혼자 사시는 분들, 실버타운에 가신 분들도 계시고요. 또 몸이 불편하신데 독거하시는 분들이 계셔요.

그래서 가서 보면 몸이 불편하시니까 외출도 못 하시고 그래서 거의 감옥과 같은 생활을 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앵커]
가족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까?

[인터뷰]
가족이 있어도, 한국에도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마는 가족이 쉽게 매일 와서 볼 수 없지 않습니까? 같이 생활을 못 하시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1년에 한두 차례 이렇게 와서 방문하는 정도고요.

평소에는 거의 혼자 계시고 몸도 안 좋으시고 그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앵커]
조국이 얼마나 그립겠습니까? 연세가 드실수록 더 조국이 그리워지고 고향이 그리워지실 텐데 고향으로 갈 생각은 아예 해 보시지도 못하는 상황이겠군요?

[인터뷰]
아무래도 손에 쥔 돈이 없으시니까요. 가고 싶어도 경제적인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못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십니다.

[앵커]
연금은 전혀 없습니까?

[인터뷰]
연금은 광부로 가신 분들은 3년 계약기간이 대부분 끝나고 난 다음에 전업을 하셔서 연금이 안 들어간 상태예요. 그러다 보니까 기초적인 아주 작은 연금으로 사시고요.

그것가지고 못 사시는 경우에는 정부에서 보조를 받아서 생활하시는데 거의 최악이라고 볼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앵커]
혹시 우리 정부에서 어떻게 도울 수 있는 방안이나 제도는 없습니까?

[인터뷰]
지금까지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도와주시는 거는 공식적으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제가 총연합회장이 되고 난 다음에 여러 각계각층으로 알아봤는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앵커]
총연합회에서는 도움을 주고 계십니까?

[인터뷰]
저희도 무슨 예산이 있어서 집행하는 그런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요,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그분들을 도와드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총연합회에서는 3년 전부터 사랑의 쌀 나누기라는 행사를 통해서 작지만 우리도 여러분 곁에서 사랑을 보내드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이분들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제일 급한 일이 있다면 도울 수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 가장 급한 현안은 독일 내에 사시는 분들이, 독거하시는 분들뿐만 아니고 70대, 80대 살아가시기 때문에 그분들이 나이가 드시면 아무래도 독일말이 어려워지시잖아요. 그리고 정이 그립고요.

그래서 같이 모여 사실 수 있는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바람이고요. 또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러면 그분들이 조국에 돌아와서 같이 모여서 살고 싶어하시는 것 같아요.

거기에 사시는 분들이. 그래서 그런 시설이나 그런 곳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유제헌 회장님,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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