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구걸' 재산 챙겨 사라진 남편...법원 "재산 절반 분할"

'30년 구걸' 재산 챙겨 사라진 남편...법원 "재산 절반 분할"

2015.10.01.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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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년 가까이 구걸로 16억 원을 모은 시각장애인 부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은 재산을 챙겨 사라지고, 아내는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재산을 절반씩 나누라고 판결했는데요,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각장애인인 장 모 씨 부부의 생계수단은 '구걸'이었습니다.

지난 1976년 결혼한 뒤 30년 넘게 구걸로 모은 재산만 무려 16억 원.

서울 강남에 있는 아파트 등을 합하면 장 씨 명의로 된 순재산은 모두 20억 원에 달했습지만 아내 최 씨 앞으로 된 재산은 한 푼도 없었습니다.

여기에 남편 장 씨는 자녀들까지 구걸에 내몰아 아내와 다툼이 잦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장성해 더는 폭언과 폭력으로 아이들을 구걸에 내몰 수 없게 되자 장 씨는 2010년 홀연히 종적을 감췄습니다.

은행에 있던 현금 12억여 원을 모두 챙겨 사라진 겁니다.

눈앞이 깜깜해진 최 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라도 지켜보겠다는 심정으로 이혼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장 씨가 최 씨에게 위자료 3천만 원과 함께 재산 절반인 7억9천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이혼 판결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부부가 함께 구걸로 돈을 모은 만큼 '공동 재산'으로 봐 같은 비율로 재산을 나눠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30년 구걸로 번 재산 대부분을 챙겨 사라진 남편 장 씨.

항소하지 않는 이상 법원 판결에 따라 재산 절반을 아내에게 돌려줘야 하게 됐습니다.

YTN 신윤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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