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속으로] "열정 아닌 생존"...청춘, 알바로 여름나기

[사람 속으로] "열정 아닌 생존"...청춘, 알바로 여름나기

2015.08.30. 오전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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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여름방학이 지나고 대학가는 개강 준비로 한창 떠들썩한데요.

방학 동안 여행을 가거나 데이트를 하며 재충전해야 했지만, 등록금에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하느라 청춘의 낭만을 미뤄둔 게 현실입니다.

사람을 통해 세상을 보는 YTN의 연속 기획 '사람 속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며 방학을 보낸 대학생을 차유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간신히 눈을 뜨니 출근까지 20분.

피로를 밀어내며 자취방을 나섭니다.

대학생 조정제 씨는 이번 방학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계산하고, 정리하고, 청소하기를 반복, 또 반복.

[조정제, 고려대학교 2학년생]
"식품들은 괜찮은데 아이스크림이랑 얼음 컵 빨리 녹으니까 넣어야 하는데, 손님들이 줄줄이 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계산하고 가려는데 또 오고 그럴 땐 정신없을 때가 많죠."

오늘은 그래도 허기진 속을 채울 짬이 납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꼬박 일곱 시간 가게를 지킵니다.

[조정제, 고려대학교 2학년생]
"손님들이 물건 집어가시면 물건 당겨놓아야 집기 편하니까 그것 때문에 물건들 당겨놓거든요."

해 질 무렵 근무를 마치고 편의점을 나서는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방학 기간 보충해야 할 전공 공부가 많습니다.

전공은 전기공학.

바깥 어둠이 짙어가는 만큼 야속한 눈꺼풀의 무게도 무거워집니다.

상경한 지 2년,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다 해봤습니다.

[조정제, 고려대학교 2학년생]
"식당이랑 PC방이랑 치킨집 아르바이트 해봤어요. 손님 오시면 주문받고 서빙하고, 피시방은 계산하고 치우고 단순한 노동인 것 같아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한 달 77만 원.

적지 않은 돈입니다.

하지만 방값을 내고 나면, 삼시 세끼 챙겨 먹기도 빠듯합니다.

[조정제, 고려대학교 2학년생]
"월세는 50만 원, 월급은 77만 정도 되니까 일단 자취방 월세에 생활비까지 하면 모자라긴 해요. 그래도 최대한 집에 손을 덜 벌릴 수 있게…."

나만 힘들다고 불평한 적은 없습니다.

친구들도 생활비를 벌려고 편의점에서, 공장에서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걸 알지만, 가끔 궁금합니다.

졸업할 때쯤이면 스물두 살 여름, 이 고생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YTN 차유정[chay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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