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내시경 시술 통증, '이산화탄소'로 줄인다

위암 내시경 시술 통증, '이산화탄소'로 줄인다

2015.08.30. 오전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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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시경으로 위암이나 대장암을 시술할 때 공간 확보를 위해 공기를 주입하죠.

그런데 일반 공기 대신 이산화탄소를 주입했더니 시술 이후 환자의 통증이 훨씬 줄어든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졌습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우연히 위암을 발견한 74살 김태형 할아버지.

연로한 나이 탓에 지름 3cm의 종양을 잘라내는 시술에 부담이 컸는데, 의외로 시술 이후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김태형, 위암 내시경 시술 환자]
"아무 느낌이 없어요. 그냥 그렇게 지나갔어요. (시술하신 이후에) 못 느꼈으니까요. 통증을…."

내시경 시술에 일반 공기 대신 이산화탄소를 넣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내시경 시술을 할 때는 시야 확보를 위해 장내에 공기를 넣어 공간을 만듭니다.

길게는 두세 시간 동안 공기를 계속 넣어야 하는데, 일반 공기를 넣을 때와 이산화탄소를 넣을 때 통증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천대길병원이 지난 4년 동안 위암 내시경 시술 환자 110명을 상대로,

시술 이후 1시간, 3시간, 6시간 이후 통증 지수를 조사했더니 일반 공기를 쓴 환자의 통증이 시종 한배 반에서 두 배 가까이 컸습니다.

시술 다음 날에는 통증의 차이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공기를 썼을 때는 통증 지수가 21.9였지만 이산화탄소를 썼더니 9.2로 절반 이하로 나왔습니다.

일반 공기가 장을 팽창시켜 통증을 유발하는 반면 이산화탄소는 장 점막을 통해 신속하게 빠져나가 위장에 부담을 덜 준다는 것입니다.

[정준원, 가천대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일반 공기에 비해 이산화탄소가 백 배 이상 점막을 통해서 혈관을 통해 폐로 배출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그래서 위나 장에서 머무는 시간이 훨씬 감소하게 되고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단 만성 폐 질환자나 심부전증 환자는 이산화탄소 독성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입을 권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위장 내시경술' 최근호에 실렸습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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