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의 간호사 노릇 언제까지"...뿔 난 간호사들

"간호조무사의 간호사 노릇 언제까지"...뿔 난 간호사들

2015.08.29.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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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네 병원에서 주사를 놔주는 사람은 모두 간호사인 줄 알지만, 사실은 대부분이 간호조무사입니다.

그만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역할 구분이 불명확한 채 수십 년이 흘렀는데요, 최근 정부가 내놓은 간호인력 개편안에서도 업무 구분이 이뤄지지 않아 간호사들의 불만이 큽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보건복지부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전국의 간호사 대표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구분해달라고 2년 동안 정부와 협의했는데, 정작 발표된 '간호인력 개편안'엔 이게 없다는 것입니다.

[양수, 대한간호협회 제1 부회장]
"어떤 업무는 (간호조무사가) 절대로 할 수 없다 라는 것만이라도 분명하게 명시가 돼야 하는 것으로 얘기가 돼왔었는데, 그런 내용이 뒤로 밀리면서 전혀 언급이 되지 않은 것은 모법에 문제가 있다는 거죠."

간호사의 모든 업무를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는 잘못된 현행 제도로 인해, 환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병원들이 인건비가 싼 간호조무사를 쓰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하소연입니다.

실제로 의원급 의료기관 간호인력의 84.8%, 열 명 중 9명 가까이가 간호조무사인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의 지시를 받아 보조업무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만 해도 큰 진전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은 시행규칙에서 정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
"이제부터 간호조무사는 단독으로 간호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간호사 지도 아래서 간호사 업무의 일부를 보조하라는 게 기본원칙이고 아무리 간호사가 간호조무사에게 위임을 해도 절대 불가한 업무는 시행령에 두겠다고 근거를 둔 거예요."

간호업계는 그러나 정부가 법률안에서는 내용을 빼고 시행규칙으로 미룬 것은 개선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명확한 업무 구분을 요구하는 간호업계의 오랜 바람을, 이번에는 정부가 제도적으로 확립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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