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속으로] 도심 속 바다를 가꾸는 사람들 '아쿠아리스트'

[사람속으로] 도심 속 바다를 가꾸는 사람들 '아쿠아리스트'

2015.08.02.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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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 들어보셨습니까?

바다 생물들의 관리부터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일까지 대형 수족관을 책임지는 숨은 주역들입니다.

사람을 통해 세상을 보는 YTN의 연속 기획 '사람 속으로'

우철희 기자가 아쿠아리스트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이다미, 아쿠아리스트]
"(물속이라는) 커다란 무대에 있는 순간에는 관람객들이 저를 바라보고 웃기도 하고 즐거움을 얻어가기 때문에 물속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바다를 옮겨놓은 수족관 안에 발을 디디면, 마음은 이미 연예인입니다.

수중 생물을 벗 삼아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다미, 아쿠아리스트]
"관람객들이 즐거워하면 저도 즐거우니까 아무래도 그게 보람이고…"

수중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찬란한 풍경.

모두 아쿠아리스트의 손끝에서 시작됩니다.

[이다미, 아쿠아리스트]
"수조라는 도화지에 어떤 물고기와 수초를 넣어 꾸며서 하나의 완성된 그림으로 만들 것인지가 중요해요. 이걸 통해서 관람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의사, 청소부, 때로는 요리사…

이른 아침부터 쉴 틈이 없습니다.

[이다미, 아쿠아리스트]
"개체들의 입 크기에 따라서 먹이 크기를 각각 다르게 자르거든요. 외면적인 모습보다 뒤에서 하는 일이 더 많아요."

새로운 가족을 들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박정훈, 아쿠아리스트]
"지금부터 시작이죠. 이제 보살펴야 하니까요. (새로운 물고기가) 전시 수조에 들어가는 그때 마음을 놓을 수 있죠."

[박정훈, 아쿠아리스트]
"(다른 아쿠아리스트가) 수조 안에서 청소하고 있는데 지나가는 여성이 아이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나요. '너 공부 안 하고 놀면 이 아저씨처럼 된다.' 그런데 그 아쿠아리스트가 유학을 가서 석사학위 취득한 사람이었거든요."

관람객들이 열정과 전문성을 몰라줄 때는 못내 서운하기도 합니다.

돌보던 생물이 혹여 잘못되기라도 하면 아픈 자식을 둔 부모 마냥 마음이 아립니다.

[이다미, 아쿠아리스트]
"아프게 만든 담당자인 내 잘못도 있고, 미안함도 있고… 그런 복잡미묘한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이다미, 아쿠아리스트]
"(아쿠아리스트는) 제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루면서 일하는 것이라 좋은 것 같아요.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아요?) 생물들을 가까이한다는 거요."

도시 한가운데 작고 푸른 바다를 가꾸는 사람들.

아쿠아리스트는 이곳에서 바다와 사람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박정훈, 아쿠아리스트]
"아쿠아리스트는 생물의 부모다. (왜요?) 긍정적인 사랑을 계속해야 하니까요. 조건 없는 사랑을…"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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