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자' 비둘기몸 '노란벌레'의 정체는?..."건강 위협"

'무법자' 비둘기몸 '노란벌레'의 정체는?..."건강 위협"

2015.08.01.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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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가 도심 등 곳곳에서 피해를 크게 주는 '무법자'로 전락했습니다.

특히 YTN 취재진이 비둘기를 직접 검사해보니 노약자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부터 비둘기가 베란다 실외기에 터를 잡았다는 한 가정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비둘기 피해 가정집]
"저쪽에 먼저 낳았었고 막으니까 이쪽에 낳고. 일단 냄새가 가장 많이 나고. 문을 못 여니까 환기 문제도 생기고. 밑에 보시면 부식되잖아요. 실외기 자체가 부식되고."

실외기 바닥에는 엄청난 양의 배설물과 곰팡이가 있었는데요.

문제는 비둘기를 쫓아내더라도 아래윗집이나옆집 등으로 옮겨간다는 것입니다.

비둘기가 오가는 창동역 입구 천장은 어떨까요.

충격적이게도 비둘기 알은 물론, 언제 죽었는지 모를 비둘기 사체까지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근처 상인]
"지나다니는 손님들 옷에 똥도 떨어지고 첫째는 가게에 똥이 덜어지고 지붕에 많이 떨어지잖아요. 위생상으로도 안 좋고. 저희 장사하는데도 지장이 많고, 왜냐하면 바람 불면 그게 휙 날리잖아요."

비둘기를 연구한 사례를 보면 비둘기가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상태는 어떨까요.

취재진은 창동역과 한강 유원지에 있는 비둘기를 전문가 도움을 받아 포획했습니다.

비둘기 깃털 속을 돌아다니는 노란 벌레 보이시나요?

이게 바로 이입니다.

비둘기 한 마리가 아니라 세 마리에게서 발견됐는데요, 군집생활을 하는 비둘기는 한 마리만 병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나머지에게 옮길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비둘기의 배설물을 통해 사람들의 건강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데요.

[이상철, 수의사]
"다수의 비둘기에서 분변을 통해서 크립토코쿠스라는 곰팡이 종류가 사람에게는 뇌나 신경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어서 뇌척수막염이라든지 길게 나가서는 피부나 다른 장기에 만드는 것이나 여러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죠."

외국은 비둘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먼저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불임 성분의 사료를 이용해 비둘기의 수를 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영국은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시민들은 50파운드, 우리 돈 9만 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습니다.

[샬렛 로스, 런던 시민]
"뭔가 제도를 시행하려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아이들이 그러는 (먹이를 주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어른들은 다 알잖아요. 특히 큰 공공장소는 말이죠. 다른 나라들도 이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고 먹이를 주는 것이 금지됐지만 아직 홍보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비둘기로 피해를 입는 시민들이 많은 만큼 제대로 된 홍보와 함께 외국처럼 적극적으로 개체 수 줄이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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