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쟁사 대변하는 '기차 바퀴 교체'

유럽 전쟁사 대변하는 '기차 바퀴 교체'

2015.07.30. 오전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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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라시아 친선 특급 원정대원들이 탄 열차가 러시아를 떠나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했습니다.

폴란드 국경에서는 열차의 전체 객차를 들어 올려 열차 바퀴를 갈아 끼웠는데요, 왜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해야만 하는 걸까요?

조태현 기자가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폴란드 국경 근처에 있는 벨라루스공화국 브레스트역,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라시아 친선 특급 원정대원들이 타고 온 열차가 기지로 들어갑니다.

기중기가 바퀴를 분리한 160톤짜리 객차를 들어 올리더니, 새로 가져온 바퀴에 천천히 내려놓습니다.

이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은 70분, 이른바 '대차 교환' 작업을 마친 열차는 선로를 바꿔 다음 목적지인 폴란드로 출발합니다.

기차 바퀴를 갈아야만 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러시아와 유럽 국가들의 열차 궤도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대부분에서는 폭이 1,435㎜인 표준 궤도를 사용하지만, 러시아는 이보다 큰 1,520㎜의 광폭 궤도를 쓰고 있습니다.

유럽과 러시아의 궤도 크기 차이는 85㎜.

러시아를 달리던 열차가 유럽을 바로 지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는 전쟁이 잦았던 유럽 역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러시아 입장으로서는 만약 유럽 국가가 공격해 오더라도 철도를 이용해 군사와 물자 등 옮기기 어렵게 만든 겁니다.

[박은경, 동양대학교 교수]
"프랑스의 침공을 막기 위한 것과, 독일 제국의 동진을 막기 위해서 유럽과 다른 1,520㎜의 광궤를 결정했습니다."

브레스트 역에서 하루 평균 바퀴를 갈고 떠나는 열차 객차는 30량 가량, 우리에게도 생소한 '대차 교환'은 국경이 인접해 있는 유럽의 전쟁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벨라루스공화국 브레스트 역에서 YTN 조태현[chot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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