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사기가 사기 낳는' 중고거래 카페

[현장24] '사기가 사기 낳는' 중고거래 카페

2015.07.29. 오전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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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회원 수만 천3백만 명을 넘는 국내 최대 인터넷 중고 거래 카페에서 판매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카페에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도리어 사기범으로 전락하는 일까지 발생할 정도입니다.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새것과 다름없는 스마트폰이 10만 원도 안 되는 값에 중고 장터에 나왔습니다.

금세 팔릴까 싶어, 구매자가 서둘러 돈을 입금했지만 판매자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20살 전 모 씨는 지난 1월부터 인터넷 중고 거래 카페에 허위 판매 글을 올려 230여 명에게서 2천 2백여만 원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전 씨도 처음에는 똑같은 사기를 당했습니다.

[김차복, 서울 관악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
"자기도 '이렇게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보복성으로 범행을 시작한 것이 피해자들로부터 굉장히 돈을 많이 입금받게 되니까 계속 범행한 것입니다."

올 상반기 발생한 인터넷 직거래 사기는 모두 3만 3천여 건.

이미 지난해 발생 건수의 70%를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67%가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중고 거래 카페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카페에 가입된 회원만 천370만 명.

매매 글이 하루 평균 6만 건을 넘습니다.

때문에 백 명 넘는 카페 운영진이 있어도 게시물을 일일이 감시할 수도 없습니다.

수시로 바꾸는 허위 판매자의 아이디와 입금 계좌를 확인하기는 더욱 힘듭니다.

[임욱성, 경찰청 사이버안전서비스팀장]
"전자상거래는 비대면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특히 개인 간의 거래에서는 판매자라든지 구매자가 거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흡하기 때문에 종종 사기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금을 예치해뒀다 물품을 받은 뒤 지불하는 '에스크로'라는 안전거래 장치도 있지만 수수료가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꺼립니다.

경찰은 포털업체와 카페 운영진과 협의해 사기 판매자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피해 예방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카페 규모가 기업 수준으로 거대해진 만큼 정부와 포털업체가 나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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