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샌 환자정보 '51억 건'...4,400만 명 의료 정보 유출

줄줄 샌 환자정보 '51억 건'...4,400만 명 의료 정보 유출

2015.07.24. 오전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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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원이나 약국으로부터 환자 개인정보를 빼내 팔아 넘겨온 SK텔레콤과 약학 관련 재단 등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이 환자 동의를 얻지 않고 빼돌린 정보는 모두 51억 건으로 전 국민의 90% 가까운 4천400만 명분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병원 운영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A 사 등은 전국 상당수의 중소병원과 약국에 자신의 프로그램을 납품해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들의 프로그램은 환자 정보를 빼내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었습니다.

해당 업체 등은 환자 주민등록번호와 병명, 처방 내역를 포함한 병원과 약국의 환자 정보 50억 건이 고객 몰래 만든 별도의 서버로 전송되도록 프로그램을 조작했습니다.

이후 빼돌려진 정보는 19억 원에 해외에 있는 다국적 의료통계업체로 넘겨졌고, 정리를 거친 뒤 다시 국내 제약업체들을 상대로 4배 가까이 비싼 돈에 판매됐습니다.

국내 대형통신사 SK텔레콤도 의사가 컴퓨터로 처방전을 작성하는 전자처방전 사업을 진행하면서 환자의 정보를 무더기로 유출했습니다.

SK텔레콤이 사업에 참여한 전자차트 업체들과 짜고 처방전 정보를 무려 7천8백만 건이나 빼내 가맹 약국에 넘긴 뒤 36억 원을 챙겨왔던 겁니다.

SK텔레콤은 병원의 위탁을 받아 환자가 선택한 약국에 처방전을 전송했고, 서비스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을 뿐 불법적인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처럼 불법으로 환자 정보가 유출된 양은 두 사건에서 확인한 것만 모두 4천400만 명분에 51억 건이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가 된 업체 등이 올린 수익과 비교하면 소중한 개인 정보 1건이 불과 2원가량에 팔려나갔습니다.

합수단 관계자는 암호화를 해 문제가 없다는 일부 업체들의 주장과 별개로 환자 동의 없이 유출한 것 자체를 불법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SK텔레콤을 포함한 법인 4곳과 관련자 20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YTN 김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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