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의 진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연예인들은 더 이상 가만 있지 않는다!

찌라시의 진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연예인들은 더 이상 가만 있지 않는다!

2015.07.07. 오후 8: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찌라시의 진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연예인들은 더 이상 가만 있지 않는다!
AD
[문화코드 94.5]찌라시의 진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연예인들은 더 이상 가만 있지 않는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7/07 (화)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매주 화요일에는 뉴스 안에 담긴 다양한 대중문화의 코드를 읽어봅니다. <문화코드 94.5> 정덕현 문화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우리가 흔히 찌라시라고 부르죠. 바로 증권가 정보지인데요. 지난 주부터 논란이 크네요. 이시영씨에, 김보성씨에, 2PM 찬성까지. 연예계의 고질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죠?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이하 정덕현):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마치 사실은 양 유포되고 그것이 실제 사실처럼 굳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죠. 연예계에 이런 찌라시 사건들이 많은 건 그들이 도드라진 존재들이라 그럴 겁니다. 사실 인터넷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어디서든 이런 정보의 왜곡이 있다고 봐야겠죠. 이것은 정보의 양 때문에 생겨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너무 많은 정보들 속에서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고 따라서 그럴 듯한 이야기에 더 많이 시선이 쏠리게 되는 거죠. 이것은 이미 열린 정보 홍수 사회에서 변하기 어려운 고질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영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받아본 적이 있고, 신뢰한다고 하네요?

◆정덕현: 영화 <찌라시> 제작진이 대한민국 10대~50대 남녀 5,210명 대상에게 무기명으로 리서치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찌라시’를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설문에 무려 83.2%의 사람들이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또 ‘찌라시의 정보를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대해 73.1%가 신뢰한다고 답해, 증권가 정보지에 대한 많은 이들의 의존도와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증명했죠.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정보들에 혹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들여다보면 진짜 그럴 듯 하거든요.

◇최영일: 사람들이 이야기를 할 때 보면, 분명히 찌라시, 증권가 정보지에 나오는 이야기다. 라고 출처를 이야기하거든요. 그러면서도 그 내용을 진짜라고 받아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정덕현: 가장 큰 건 진짜 정보가 베일에 가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가려져 있기 때문에 정보의 왜곡이 일어나죠. 사람들은 사실 자체를 믿기보다는 사실이었으면 하는 것들을 믿게 됩니다. 과거 타블로씨 학력논란을 떠올려보세요. 실제 팩트가 다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또한 어떤 음모가 있다는 식으로 계속 의심이 끝나지 않잖아요. 결국 정보는 생산자의 의도대로 소비되는 것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소비하는 방식으로 소비되는 것이죠. 이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그럴 듯하게 만들어져 소비되게 하는 찌라시라고 볼 수 있죠.

◇최영일: 고질적인 문제다.. 라고 앞서도 언급을 했는데요. 왜 이렇게 안 없어지는 걸까요? 심리학자들은 찌라시를 유포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관심과 인정을 받는 데 대한 쾌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하던데. 인터넷을 사용하는 몇몇 사람들이 관심과 인정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 부추기는 걸까요?

◆정덕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이른바 인정투쟁 같은 게 그 안에는 깔려 있죠. 그러다보니 좀더 자극적으로 좀더 그럴 듯하게 이야기를 꾸미게 되는 겁니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욕구 또한 저 정보의 홍수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지금 시대에 정보, 즉 콘텐츠는 그 사람의 존재와 등가의 의미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람의 콘텐츠는 그 사람이라는 것이죠. 그러니 그 콘텐츠를 그럴 듯하게 꾸며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하게 하려는 욕망은 당연히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사실을 왜곡하는 비뚤어진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문제가 되겠죠.

◇최영일: 요즘이야 연예인들이 강경대응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감수하고 넘어가는 일이 더 많은 것 같은데요. 처벌이 강력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일까요?

◆정덕현: 단지 처벌의 문제만은 아닐 겁니다. 즉 사실이 밝혀지고 처벌을 한다고 해도 그 찌라시의 내용이 왜곡된 것이다 라고 모두가 신뢰하지는 않는 상황이라는 거죠. 강경대응이라는 것도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그런 식으로 알리려는 것이지 실제 처벌만이 목적은 아닐 겁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잘못 알려진 찌라시 내용을 어떻게 하면 사실로 바로 잡을까 하는 것일 겁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나서서 반발하면 뭐가 진짜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의심받고 오히려 정보의 왜곡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러니 쉬쉬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게 되고 그러다보니 또 다른 찌라시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악순환이 생기는 거죠.

◇최영일: 앞으로도 관련된 뉴스들을 많이 보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정덕현: 사실 찌라시를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언론매체들이 그걸 뉴스화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냥 사장되어 버리고 찌라시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점점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죠. 결국 문제는 언론매체들이 이를 자꾸만 뉴스로 만들어 장사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보입니다. 카더라 통신은 뉴스로 나오기 전까지는 결코 기정사실처럼 믿어지는 경우는 없죠. 하지만 언론은 여기서 알권리 같은 이상한 논리로 이런 찌라시를 뉴스로 내보내곤 하죠. 사실 이런 뉴스를 누가 보고 싶어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권리가 되는 지도 잘 모르겠구요. 언론이 책임 있는 자세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영일: <문화코드 94.5> 정덕현 문화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