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시설 유네스코 등재' 아쉽다"

"'일제 강제징용시설 유네스코 등재' 아쉽다"

2015.07.06. 오후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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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용시설 유네스코 등재'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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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일제 강제징용시설 유네스코 등재’아쉽다-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상임대표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7/06 (월)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일본 근대산업시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됐습니다. 이 근대산업시설은 일제 식민 침략 때 한국인이 강제 징용되었던 바로 그곳인데요. 그동안 한일 양국은 강제 노동이라는 내용을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협상을 벌여왔죠. 협상 끝에 조선인 강제 노역이라는 표현이 반영됐는데요. 독일 현지에서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상임대표 연결돼있습니다. 이 대표님, 안녕하세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상임대표(이하 이국언): 예. 안녕하십니까?

◇최영일: 아직도 독일 현지에 계신 거죠?

◆이국언: 예. 그렇습니다.

◇최영일: 이 등재에 반대해서 독일에서 계속 항의 시위를 하셨는데. 반대 이유를 먼저 말씀해 주시죠.

◆이국언: 잘 아시겠지만 애초 세계유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장소였었죠. 적어도 23곳 중에 7곳은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뼈아프게 강제 징용을 했던 장소입니까. 어떻게 보면 인류 평화를 해치고 사람한테 고통을 줬던 장소인데. 그렇다고 사죄나 배상이 있던 것도 아니어서. 이게 유네스코 정신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호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최영일: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두 다 이해가 되고 동의 될 내용인데요. 자, 이 등재 반대를 놓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위원회 총회가 열리는 독일 본까지 가셨어요. 그동안 어떤 활동 펼치셨습니까?

◆이국언: 현지 고민들께서 참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저희가 4일 동안 연인원 교민 약 200여 명께서 정말 내 일 같이 달려와 주셨어요. 그래서 각국 대표단들을 상대로 그러한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을 것이니까 그런 것을 알리는 전단지도 돌리고, 또 홍보물이나 현수막도 게시하고. 이러한 활동들을 펼쳐왔습니다.

◇최영일: 이게 독일에 계신 교민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군요.

◆이국언: 예. 그렇습니다.

◇최영일: 그런데 결국 일본 근대산업시설물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됐습니다. 이번 결과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이국언: 매우 아쉽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게 외교적인 승리라고 그렇게 크게 얘기를 하시는데. 도대체 어떤 것을 가지고 그렇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오히려 제가 묻고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 아베 정부가 취임 이후부터 어떻게 보면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역사 뒤집기 시도를 국제적으로 승인해주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제 우리 정부는 강제 노역이라고 하는 표현을 국제무대에서 확인 받은 것이 아마 외교적 승리라고 본 것 같습니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도대체 강제 노역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강제 노역이 있었고, 그러면 강제 노역을 도대체 누가 시켰을 것인지. 이런 것들이 전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습니다. 벌써부터 일본에서는 오늘 만 하루가 지나지 않았습니다만. 강제 노역을 인정한 사실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어서, 성과라고 하는 것인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최영일: 자, 예정보다 하루 늦게 결정이 됐잖아요? 혹시 등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기대도 있으셨는지요.

◆이국언: 그렇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 정부가 매우 불리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고. 어제가 사실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표 대결 가능성도 일본 정부도 승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마 무산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도 했었습니다.

◇최영일: 그런 기대가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아까 말씀 주신대로 안타까운 상황으로 결국은 흘러가 버렸네요.

◆이국언: 예. 그렇습니다.

◇최영일: 이 대표님, 지금 근로정신대 할머니 시민모임 대표를 맡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화유산 등재에 대해서 혹시 할머님들이 어떤 말씀하신 바가 있으셨는지요?

◆이국언: 지금은 이제 떨어져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두고 제가 직접 얘기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이것이 추진되고 있다고 할 때 한 마디로 너무 허탈하고 어이없어 하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피해자들을 대놓고 비웃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과가 이렇게 돼서 아마 매우 상심해하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최영일: 그래서 또 최금선 할머니 한 분 더 돌아가셨잖아요. 아까 소식 전해드렸는데. 일각에서는 그래도 우리 정부가 선방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까 정부가 승리라고 표현한 것은 굉장히 잘못 됐다고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결국 우리 정부는 외교전에서 실패한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입장이세요?

◆이국언: 제가 설명을 드리는 것은 일방적 표현일 수 있겠습니다만. 일본 정부 반응에서 이미 실패한 것으로, 그렇게 확인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한 문서를 두고 양쪽 의견 자체가 틀린 상황이 벌써 나타나고 있어서.

◇최영일: 그러게 말입니다.

◆이국언: 이러한 것들이 후속 조치가 얼마만큼 집행이 될 것인지도 벌써부터 의문입니다.

◇최영일: 강제징용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는 문제보다 아까 디테일하게 잘 짚어주신 것 같은데요. 누가, 언제, 어떻게 우리 조상들 몇 분을 징용해서 어떤 가혹한 행위를 했는지가 좀 명확하게 기록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국언: 예. 어제 결정서 법문에도 없고, 주석에도 없고 단지 일본 대표가 등재시켜줘서 고맙다고 하는 대표 발언 속에 그 표현이 있는 것인데. 이게 과대 해석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대표님. 한일 문화 전쟁이 여기서 끝날 것 같진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3월에 제주 해녀를 세계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본이 뒤늦게 뛰어들어서 해녀의 세계유산 등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여러 가지 등등해서 우리 정부가 향후 어떤 대응을 해야 된다고 보세요?

◆이국언: 이번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 국제무대의 외교가 너무 전략 자체가 부재했던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좀 듭니다. 일본이 이번에 결과적으로 추진시킨 것은 진작 알려졌었는데도 불구하고 한동안 UN대사가 공석으로 방치된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서 일본 정부는 각국 위원국들을 상대로 해서 1대1로 마크할 만큼 치열한 로비전을 펼치고 있었는데…….

◇최영일: 알겠습니다. 이 대표님.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듣고요. 전략의 부재였다. 뼈아픈 말씀이신데 앞으로 참고해야 되겠죠.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국언: 예.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독일 현지에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상임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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