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에 줄 서는 어르신들...수강신청 전쟁중

야밤에 줄 서는 어르신들...수강신청 전쟁중

2015.07.06.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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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벽 심야시간에 서울의 한 구립 복지관 앞에 어르신 2백 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사회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나연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정을 넘긴 야심한 밤.

서울 시내 한 노인복지관이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로 북적입니다.

[양재덕, 복지관 회원]
"집에서 11시 15분에 출발해서 한 40분, 50분 됐을 거예요."
(여기서 얼마나 기다리셨어요?)
"거의 한 시간 기다렸어요."

선착순으로 받아가는 건 복지관 사회 교육 프로그램 수강 신청권.

[윤병훈, 복지관 회원]
"미리들 와서 기다리다 보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니까 임시표를 준다는 건데, 그렇지 않으면 압사 사고 날텐데…밀려 들어와서."

이 복지관이 구 예산으로 제공하는 강좌는 모두 90여 개로, 수용 인원은 천여 명 가량 됩니다.

문제는 인기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

양질의 강좌를 저렴하게 수강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번 수강신청 때마다 이렇게 '밤샘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겁니다.

어르신들을 상대로 인터넷 신청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복지관도 고민이 깊습니다.

[김민석, 서울 동작구립 사당노인종합복지관장]
"겨울 같을 때는 특히나 2백 명 정도가 전날부터 이렇게 아파트 분양권 받듯이 계시니까 이번에는 12시가 바로 넘자마자 번호표를 배부했는데…낮 시간대에 번호표를 배부한다든지, 추첨식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날 새벽 1시 반까지 모두 190여 명이 번호표를 받아 귀가했습니다.

여가와 배움에 목마른 어르신들 사이에서 대학생보다 치열한 '수강신청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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