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정부 섣불렀다! 3-4일 환자없다고 메르스 종식?"

[신율의출발새아침] "정부 섣불렀다! 3-4일 환자없다고 메르스 종식?"

2015.07.02. 오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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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정부 섣불렀다! 3-4일 환자없다고 메르스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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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7월 2일(목요일)
□ 출연자 :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 종식선언, 지금 예단하긴 일러
- 메르스는 사스 매뉴얼로, 다음 바이러스는 메르스 매뉴얼로?
- 문제 터지고 대책 만드는 정부
- 메르스 다음 모기 조심해야! 뎅기열, 치쿤구니아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어제까지 나흘째 메르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메르스 종식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는데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한 명이 1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메르스 종식, 생각보다 먼 일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한편, 종식 기준을 두고, 정부와 전문가 집단사이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와 좀 짚어보겠습니다.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송대섭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송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이하 송대섭):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정부가 무슨 이야기만 하면 꼭 그렇지 못한 쪽으로 일이 전개가 되어요. 종식 선언 이야기가 나오니까 환자가 추가 발생했습니다. 확진 환자가 되었는데요.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송대섭: 그런데 어제까지 나흘째 환자가 없다보니까 종식 선언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기는 했는데요. 사실 이렇게 산발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지적이 되었던 부분이에요. 왜냐면 잠복기가 기본적으로 14일 정도 되고, 이 잠복기를 벗어나는 환자들도 다수 확인이 되었기 때문에, 종식선언의 기준이라는 것은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렇게 산발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역학적으로 추정을 했을 때, 노출자들이 모두가 확인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요. 당분간은 이렇게 한 두 명씩은 나올 가능성을 대비해야 합니다.

◇ 신율: 그러면 종식선언을 미리 이야기할 게 아닌거 아닌가요?

◆ 송대섭: 그렇죠. 이런 질병의 특성상 종식 선언을 미리 예단하기는 섵부른 것 같고요. 최소한 2주 정도 이상 확진자가 안 나오는 상황일 때 종식 선언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되는 거죠.

◇ 신율: 정부가 마음이 급하다는 것은 알겠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아니죠.

◆ 송대섭: 네, 조금 섵부른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 신율: 그리고요. 또 한 가지는 종식선언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문제인데요. 잠복기가 14일이라고 하는데, 14일 넘겨서 판정을 받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잠복기 계산을 다르게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 송대섭: 분명히 14일을 벗어나는 사례는 확인이 되고 있고요. 그리고 사우디 같은 경우는 42일 같이 굉장히 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14일, 거의 95% 이상이 14일 이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평균적으로 6일 정도로 나타나고 있어요. 그래서 종식을 선언하는 기준은 잠복기의 두 배, 28일 간 환자가 없는 경우 종식선언을 하는 것은 합당한 기준이라고 보고요. 다만 우리가 종식 선언을 하는데 있어서, 지금처럼 3~4일 간 확진자가 안 나오는 것을 보고, 종식선언을 예상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하는 것은, 잠복기가 이렇게 불규칙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보고하자는 것이죠. 14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정부가 일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는데요. 지금 이런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세계 보건기구에서 우리나라에 평가단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평가단을 보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뭐냐면, 우리 보건당국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가단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동의하십니까?

◆ 송대섭: 그 사안 때문에 보냈다고 보지는 않고요. 저도 합동평가단에서 같이 활동을 했었는데, 그분들이 오셨던 주된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가 이런 고병원성 바이러스, 신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경험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주변국하고만 비교해봐도, 홍콩이나 중국같은 경우는 굉장히 경험이 많아요. 그래서 이런 일이 터졌을 때 대응하는 프로토콜이나 기반이 우리나라보다는 잘 갖춰져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이런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경험이 없다보니까, WHO의 전문가들이 와서 같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의미에서 왔던게 가장 큰 이유고요. 정보공개 관련해서는 사실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은 계속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전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은 혼란이 가중 될 수 있다고 해도, 최소한 의료진에게는 공개했어야 한다는 점이 초기부터 계속해서 지적되었습니다.

◇ 신율: 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지금 메르스가 이렇게 퍼지게 되었는데도 우리나라는 위기 경보 수준이 주의 수준이었지 않습니까? 그 이유가 사스와 같은 매뉴얼로 메르스를 동의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에도 동의하십니까?

◆ 송대섭: 네, 그렇습니다. 이게 조금 전에 했던 대답과 맥락을 같이 하는데요. 그런 것들에 대한 사례들이 워낙에 없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가장 최근의 매뉴얼대로 접근했던 것이죠.

◇ 신율: 저는 그건 경험이 아니라 지식의 문제라고 생각되거든요. 경험이 없더라도 사스와 메르스가 감염 경로가 다르고, 감염 행태가 다른데 그것을 똑같은 기준에 적용한다는 것은 지식과 상식의 문제 아닌가요?

◆ 송대섭: 네, 어떻게 보면 그렇게 지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신율: 경험이 없다고 모든 게 다 용서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송대섭: 그렇죠.

◇ 신율: 저도 이번에 이 일을 계기로, 정부의 시스템을 고치든지 해야지, 이런 식으로 아무 일 없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해외유입가능 전염병이 40개나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 송대섭: 해외 악성 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40가지인데요.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앞으로는 아마 메르스가 또 이렇게 대규모로 들어오는 일은 없겠죠. 그런데 메르스처럼 들어올 수 있는 바이러스 성 감염병만 해도, 리스트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것들이 신종으로 유입되었을 때 우리가 대응기반이 얼마나 갖춰져 있느냐? 그리고 과연 이런 새로운 신종 감염병을 연구하고 계신 분들이 우리나라에 몇 그룹이나 있느냐? 이런 부분이 상당히 걱정이 많이 됩니다.

◇ 신율: 그리고 이제 새로운 전염병이 들어오면 메르스가 기준이 되겠네요? 사실 이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 아닙니까?

◆ 송대섭: 그래서 이번에 굉장히 비판을 받는 것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앞으로 정말 정확하게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항상 이렇게 문제가 되는 것은 문제가 터지고 나서 대책이 만들어지잖아요. 그래서 지금 굉장히 요구받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가, 선제적으로 새로 유입될 수 있는 후보군들에 대해서 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적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 신율: 대비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유입가능성이 높은 질병부터 대비해야 되겠죠.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 송대섭: 어려운 질문인데요. 이미 주변 국가, 베트남이라든가 이런 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이고, 과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 댕기열 같은 경우에는 이미 댕기열을 유발하는 모기가 제주도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보고도 있어요. 그래서 댕기열에 대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고요.

◇ 신율: 댕기열 치사율은 1% 정도이죠?

◆ 송대섭: 치사율은 낮지만, 모기를 통해서 굉장히 넓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요. 메르스하고는 개념이 다르게 되겠습니다. 메르스는 환자하고 직접 접촉해야 감염되었잖아요. 그런데 댕기열은 이 모기만 있으면, 이 모기가 옮겨다니면서 감염을 시키니까요. 그리고 증상 자체가 굉장히 고통스럽고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치료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고, 지금 의외로 유럽과 동남아에서 유행이 되었던 치쿤구니야열 같은 경우도 대비해야 하는 질병 중에 하나입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모기에 의해서 매개되는 질병이고요. 또 마찬가지로 2000년대 초반에 미국에 굉장히 충격을 주었던 바이러스가 웨스트나일이라는 바이러스인데요. 그것도 마찬가지로 모기에 의해서 매개되는 바이러스입니다.

◇ 신율: 이런 것들에 대한 대비를 하고, 이런 것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제 정부는 몰랐다는 이야기를 해서 국민들을 설득하려는 일은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대섭: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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