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보호비' 뜯어낸 경비원들..."관행일 뿐"

'상인 보호비' 뜯어낸 경비원들..."관행일 뿐"

2015.06.30. 오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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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호비' 명목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에게서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낸 경비원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경비원은 오래된 관행이었다며, 상인들의 돈을 강제로 뺏은 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유명 전통시장입니다.

경비원이 상인에게서 지폐 몇 장을 받습니다.

주위를 살피던 경비원은 또 다른 상인에게서 돈을 받아 뒷주머니에 찔러 넣습니다.

63살 김 씨 등 경비원 18명은 이렇게 '보험금' 명목으로 상인들에게서 돈을 받아냈습니다.

무엇을 대비한 '보험금'일까.

이 시장에서는 화재 예방을 위해 전기 난방장치 반입과 통행로 영업 등이 단속 대상입니다.

어길 경우 영업정지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해당 시장 상인]
"강제로 (가게 문을) 못 열게 하는 게 얼마나 큰 불이익이에요, 엄청난 거죠. (강제로 문을 닫아버리는 거예요?) 그렇죠. 와서 열쇠로 다 잠가버리는 거죠."

경찰은 경비원들이 단속 무마를 대가로 상인들에게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불법 노점상들의 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성희, 서울 혜화경찰서 강력5팀장]
"자신들이 영업하면서 경비원들에게서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일 3천 원에서 5천 원의 금품을 상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최근 2년여 동안 경비원들은 상인 3백여 명에게서 750여 차례에 걸쳐 돈을 받았습니다.

액수는 5천5백만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경비원들은 강제로 상인들의 돈을 뺏은 것이 아니라 오랜 관행에 따라 받은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상습 공갈 혐의로 김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임성호[seongh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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