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미스터리 환자 계속...방역망 구멍 여전

감염경로 미스터리 환자 계속...방역망 구멍 여전

2015.06.24. 오전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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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이슈오늘 (08:00∼10:00)
■ 진행 : 이종구·이광연 앵커
■ 전병율,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5월 27~29일 삼성서울병원 방문자, 26일이 지난 이제서야 '확진' 판정
- 사우디 자료, '최장 6주' 경과 후 메르스 감염 확진 판정 사례 있어
- 사우디 조사 결과 전체 환자 중 약 88% 정도가 병원 안 감염...12% 가족 간 감염
- 기억력에 의존 하다 보니 실제 모든 행적 조사 어려워
- 14번 슈퍼전파자, "나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다"


[앵커]
전문가 전화로 연결해서 여쭤볼 텐데요.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내신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네, 안녕하십니까. 전병율입니다.

[앵커]
오늘 밤새 확진자가 조금 더 나왔는데 궁금한 것은 환자 중 1명이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서울병원에 계셨던 분인데 왜 26일이 지난 이제서야 확진판정을 받았는지, 잠복기하고 관련이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오늘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분 중 한 명이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요.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료를 보더라도 우리가 알려진 잠복기 14일을 지나서 최장 6주까지, 경과된 시점에서 메르스 감염 사실을 확진 판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렇듯이 확진 판정이 모든 분들에게 거의 똑같이 나타나는 건 아니고요.

약간의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보니까 이렇게 우리한테 알려진 14일을 훨씬 지나서 확진 판정을 받는 그런 분들이 간혹가다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반드시 14일이 지났으니까 잠복기가 끝났다, 안심해도 된다. 이렇게 추정을 하면 안 되는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보건당국에서는 격리 대상자들로 하여금 14일이 지나고 해제 조치를 할 때 반드시 사전에 충분한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해제가 되더라도 발열이나 호흡곤란, 기침 등의 이상증세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보건기관에 신고를 해 줄 것을 당부를 해야 하고요. 또 해제되신 분들에게도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을 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메르스 때문에 마을 통째가 격리가 되거나 아니면 자가격리가 되는 분들이 계신데. 14일 지나서 답답하시니까 다시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그분들도 스스로 더욱더 조심히 행동을 해야겠군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다행스러운 것은 밀폐된 공간인 병원이나 구급차 등과 같은 그런 장소 이외에서, 개방된 그런 환경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에 확진된 사람들과 접촉을 했다 하더라도 현재까지는 한 명의 감염자가 우리나라에서도 보고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본인 스스로가 좀더 관심을 갖고 자기 신체 이상 여부를 확인을 하셔야 되고요. 그리고 설사 신체 이상 증세가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즉시 보건기관에 신고만 하게 되면 나머지 다른 부분들까지는 다 보건당국에서 충분히 교육과 설명을 드리면서 접촉했던 분들을 많이 안심을 시켜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사우디 같은 경우에는 최장 6주까지 잠복기가 이어진 경우가 있다고 하니까 긴장의 끈을 놓칠 수가 없군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병원내 감염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이번에 가족 간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나왔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참고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자료는 사우디에서 발생된 자료를 분석한 그런 자료들을 우리도 참고를 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에서 3년 동안 확진환자들을 조사를 해 보니까 전체 환자 중 약 88% 정도가 병원 안에서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이 됐고요. 그리고 나머지 12% 정도가 가족 간 감염으로 분석이 됐습니다.

이렇듯 밀폐된 공간에서 가족과 상당 기간 같이 생활하는 경우에는 확진 환자로부터 가족들에게 이 질병이 충분히 전파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경우에도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분은 이미 지난 13일날 사망한 118번 환자의 남편인데요. 이 118번 환자가 폐렴 증상으로 평택굿모닝병원에서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입원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 소위 말하는 슈퍼전파자, 14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었고요. 그리고 이분은 퇴원을 한 이후에 14번 환자와의 접촉이 확인돼서 돌아가신 할머님은 가택격리 상태에 있으셨고요. 이때 할아버님도 같이 가택격리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님은 10일날 확진 판정을 받고 14일날 돌아가셨는데요. 아마 이때 가택 격리 기간 중에 할아버지께서 할머니로부터 바이러스에 노출이 됐고 그렇게 2주간의 잠복기가 지나는 과정에서 이상증상이 있어서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또 궁금한 게 지금 확진자 증가세가 좀 둔하되긴 했지만 연일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일부 환자 같은 경우에는 보건당국의 방역망에서 빠졌다라는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왜 이런 분들이 자기가 누구를 만났고 어느 병원에 있었는지를 왜 솔직하게 이야기를 안 하시는지도 궁금하고, 그런 분들이 솔직하게 얘기를 안 하면 보건당국에서는 알 도리가 없는 것인지 좀 궁금합니다.

[인터뷰]
지금 우리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관님들께서 환자분과 접촉하신 분을을 확인하기 위해서 무던히 애를 쓰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신용카드라든지 교통카드라든지 그런 것들까지 다 조사를 해서 실제 그분의 행적을 다 조사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력에 의존을 하다 보니까 특히 고령자 분들께서 누구를 만났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173번인가 그분처럼 누구를 만났는지 몰라서 노출되는, 그래서 누락이 되는 그런 경우가 왕왕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점은 인터뷰 과정에서 기억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만난 분들을 소상하게 말씀을 해 주셔야 그분들을 보건당국이 확실하게 격리를 해서 추가적인 감염자를 막는 데 노력할 수가 있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보건당국이 철저하게 인내를 가지고 고령이신 분들을 중심으로 조금 더 철저히 조사를 하고 신용카드 내역서든 휴대전화 통화 등 이런 것들을 분석을 해야겠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상당한 시간이 소요가 됩니다. 이게 뭐 바로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최대한 노력을 합니다마는 그래도 이런 경우에는 누락이 되는 경우가 간혹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주셔야 고맙겠습니다.

[앵커]
저희도 어제 살짝 이야기를 했고 오늘 많은 언론에서 다뤘는데요. 슈퍼전파자라는 14번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을 하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본인이 슈퍼전파자라는 것을 알 텐데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사실 이 14번 환자는 본인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어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진료를 받다가 증상이 호전이 안 되니까 삼성서울병원으로 내원을 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본인은 메르스라는 질병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거고요. 또 삼성서울병원도 전혀 몰랐던 상황에서 진료를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무방비 상태로 이 바이러스가 노출이 된 것이죠.

그런데 삼성병원도 이런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분을 격리해야 되는 그런 조치를 취해야 되고요. 또 14번 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기침을 하거나 이런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그런 노력을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부족했고요.

또 정부도 정보를 빨리 공개했으면 14번 환자도 이런 내용을 미리 알 수 있었을 것이고 또 삼성병원도 알았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정부나 병원이나 환자나 모두가 사실은 다 책임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4번 환자는 사실 피해자이기도 하고 가해자이기도 합니다마는 이런 심리적인 상태를 당분간은 전문 치료기관에서 잘 진료를 받으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인터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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