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메르스 확진자 명단...숨기고, 축소하고, 왜곡하고

[중점] 메르스 확진자 명단...숨기고, 축소하고, 왜곡하고

2015.06.16. 오전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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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진자 명단 내용을 발표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고나 축소한 점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추가로 확진 받은 삼성서울병원 의사들을 발표 명단에서 숨겼다가 뒤늦게서야 인정했습니다.

보도에 박소정 기자입니다.

[기자]
보건복지부 메르스대책본부에서 발표하는 메르스 확진자 명단입니다.

확진 날짜와 노출 시기, 장소만 공개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 인적사항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난 13일 확진 받은 142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함께 체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응급실에 들어온 적이 없고, 병문안을 왔다가 응급 구역 부근 화장실을 들렀을 뿐이었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서야 응급실에 간 것은 아니라고 인정합니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치료받은 환자는 아니고, 친척 병문안을 위해서 5월 26일부터 30일까지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고, 응급실 뒤쪽 통로로 연결된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셨다고 말씀하셔서..."

밖에서 감염된 걸 굳이 응급실 체류라고 발표한 데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35번 확진자 이후 추가로 메르스 확진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의사들을 명단에서 감춰놓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확진자 가운데 의료진은 모두 13명.

다른 병원 의사나 삼성병원 간호사는 명단에 의료진이라고 명확히 적은 반면, 삼성병원 의사 두 명, 62번과 138번 환자는 그저 응급실 체류라고 밝혀 단순 방문객인 것처럼 전달했습니다.

환자 이송요원이나 안전요원은 직업을 명확히 밝힌 것과 대조됩니다.

해명이 더 구차합니다.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
(삼성서울병원 의사라고 안 밝힌 게 왜 그런 것입니까?)
"조사가 안 돼서 말씀을 안 드렸던 것이고요. 추가로 누가 더 노출돼서 조치해야 하는지 그런 것에다 더 중점을 둬서 (조사하느라...)"

146번 환자 또한 14번 환자와 함께 응급실에 체류했다고만 했는데, 재확인 결과 건국대병원에서 숨진 76번 환자의 가족이었습니다.

76번 환자에게 옮은 4차 감염일 가능성이 큰데 이 사실은 누락한 겁니다.

4차 감염으로 확대시키지 않기 위해 14번 환자로만 연결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의문투성이인 대책본부의 발표.

투명한 공개를 약속했던 정부의 말은 또 하나의 공수표가 돼버렸습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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