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뉴스] 휴(休)학생은 쉴 수 없다

[한컷뉴스] 휴(休)학생은 쉴 수 없다

2015.06.06. 오전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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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컷뉴스] 휴(休)학생은 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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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교육통계 연보에 따르면 전체 대학생 가운데 29.2%가 '휴학 중'이라고 합니다. 휴학생 수와 신입생 수가 비슷한 대학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대학생들이 휴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통계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휴학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휴학생 가운데 50.8%가 '군 복무' 때문에 휴학을 한다고 답했고,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가 32.3%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6.0%가 '등록금 및 생활비 마련을 위한 경제적 이유' 때문이며, 4.8% 만이 '휴식을 위해' 휴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입대를 위한 휴학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대학생이 휴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준비에 필요한 ‘스펙 쌓기'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13 신입사원채용실태조사」 에 따르면, 2013년 신입사원의 평균 연령은 28.4세, 학점은 3.57, 토익성적은 703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학점관리를 하고, 방학에는 어학 점수, 자격증 등 스펙을 갖추느라 노력합니다. 기업은 ‘스펙’의 최소 기준을 가지고 지원자들을 걸러내거나 면접에 활용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최소한의 스펙을 갖추지 못하는 것을 크게 두려워합니다. 따라서 졸업을 미루어 학생신분을 유지하면서까지 스펙을 쌓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휴학 없이 대학을 다닌다면 남성은 25세, 여성은 23세에 졸업하여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을 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연령은 '28.4세', 3~4년 이상을 스펙 쌓기에 몰두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돈 걱정 없이 스펙 쌓기에만 몰두할 수 있는 휴학생들은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입니다. 형편이 좋지 않은 대학생들은 등록금 마련 및 생활비 충당을 위해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2013년 전국대학생 실태백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 기준 한 학기 등록금이 300~400만 원인 대학이 35.7%로 가장 많았는데요.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기준으로 석 달 이상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김석호 교수는 "(휴학생 문제는)우리나라 생산 가능 인구나 소비 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취업하기 어려운 구조,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우려했습니다.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결혼과 출산도 함께 늦어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연간 11조 원. 우리나라 1년 치 일자리 예산 10조 원을 넘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마땅한 대책 마련이 이루어지지 않아 대학생들의 '휴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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