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사라지는 차선"...부실시공 무더기 적발

"비 오면 사라지는 차선"...부실시공 무더기 적발

2015.05.28.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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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 오는 날이나 야간에 도로에 표시된 선이 잘 안 보여 아찔한 경험 하신 분들 많을 텐데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차선 도색 공사를 하면서 불량 도료로 부실시공한 업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차선을 구분하는 흰색 선이 얼룩덜룩, 헤졌습니다.

보통 한 번 시공하면 4~5년 동안 사용해야 하지만 불과 2년 반 만에 이렇게 망가진 겁니다.

기준에 못 미치는 불량 도료를 사용한 탓입니다.

도로사업소와 각 구청에서 관리하는 서울 시내 도로의 차선 도색 공사는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합니다.

공사비 규모가 큰 데다 도장 면허만 있으면 쉽게 응찰할 수 있어 애초에 시공능력이 없는 업체들까지 참가하는 겁니다.

사업을 따낸 업체들은 많게는 공사비의 30%까지 챙긴 뒤 브로커를 통해 공사를 전문업체에 넘겼습니다.

이렇게 4, 5단계를 거치다 보면 실제 공사비는 처음의 60% 수준에 불과해 제대로 공사가 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2010년부터 4년여 동안 불법 하도급으로 진행된 차선 도색 공사는 모두 74건, 액수로는 180억 원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공사에서 불량 도료를 사용한 부실시공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연호,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전체 서울 시내 도로가 비 오면 차선이 보이지 않고 야간에도 보이지 않고 이런 현상에서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상당히 농후하다고..."

경찰은 도장업체 대표 49살 류 모 씨를 구속하고, 7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관계 기관에 제도 개선을 권고하고 관리·감독 부실 여부도 수사할 계획입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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