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심 속 작은 위로...광화문 글판 25년 생일

삭막한 도심 속 작은 위로...광화문 글판 25년 생일

2015.05.27. 오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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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생명 사옥에 걸린 글판입니다.

"꽃 피기 전 봄산처럼, 꽃 핀 봄산처럼 누군가의 가슴 울렁여 보았으면", 함민복 시인의 마흔 번째 봄의 한 구절인데요.

이 글귀처럼 삭막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때로는 감동을 때로는 위로를 안겨주는 광화문 글판이 오늘로 25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991년 1월 교보생명 창립자인 고 신용호 명예회장의 제안으로 처음 등장한 뒤 지금까지 모두 72편의 글이 글판을 채웠는데요.

지난해 5월 걸린 글판입니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세월호 참사 후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을 때 실종자와 희생자를 향한 미안하고 그리운 마음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며 뭉클함을 줬습니다.

글판에 등장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된 글도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또 "살얼음 속에서도 젊은이들은 사랑하고 손을 잡으면 숨결은 뜨겁다"는 글귀는 인터넷 등에서 오래 회자됐습니다.

글판에 실리는 글은 시인과 소설가,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가 글을 엄선하는데요.

앞으로 어떤 글귀로 바쁜 도시인의 마음에 작은 여유를 선사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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