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세 자매, 어머니 남긴 채 목숨 끊은 이유는?

부천 세 자매, 어머니 남긴 채 목숨 끊은 이유는?

2015.05.26.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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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 자매가 처지를 비관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사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는 게 힘들다는 유서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지금 사망을 두고 여러 의문도 제기가 되고 있는데요. 전문가 두 분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이었던 백기종 팀장 그리고 정신건강의학전문의이신 노규식 박사 나와 계십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먼저 이번 사건 첫 번째 키워드부터 확인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세 자매의 죽음, 많은 분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 부검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세 자매, 다섯 자매 중에 셋째, 넷째, 다섯째가 주검으로 발견됐는데요. 셋째, 넷째가 2분 간격으로 자살을 했는데 다발성 쇼크사로 밝혀졌고요. 그다음에 막냇딸인 다섯째 자매는 경부압박질식사 그래서 자교사라는 말인데 본인이 직접 목을 매달아서 숨을 거둔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외부인이, 외부인이라고 하면 자매들이죠. 그분들이 혹시 동생의 자살을 도와주고 그다음에 투신한 게 아니냐, 이 부분은 아직까지 명확하지는 않지만요. 이 부분을 수사를 아직 진행을 하고 있는 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언니 2명은 12층에서 어제 떨어져 숨졌고 막내 여동생은 뭔가 목에 몰린 흔적이 나왔다는 것인데요.

[인터뷰]
경찰에서는 넓은 스카프, 여자용 넓은 스카프가 발견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스카프가 덮여 있었다고 하는 걸로 봐서는 아마 수사경험상 언니들이 자살을 도와주지 않았느냐 하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언니들은 투신을 한 거고 막내 여동생은 집안에서 발견이 된 거죠? 어떻습니까? 이렇게 가족끼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에 이례적인 형태가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인터뷰]
동반 자살이 얼마 전에 5월에 부산 센텀시티에서도 있었던 사건이요. 5명의 동반자살, 몇 군데 있었죠. 그런데 보통 언니, 동생인 자매가 셋이 한꺼번에 동반자살하는 경우는 그다지 쉬운 상황이 아니죠. 그런데 동생을 개인적으로 조사해 보면 약간 개인적인 질환이 있었던 걸로 알려져 있는데 아마 세 명이 동시에 투신한 것은 아니고요.

두 명이 투신을 하면서 막내동생에 대한 조력을 해 주고 사망을 한 건데 이런 경우는 어머니가 거실에서 죽은 상태에서 바로 어제 당일날 이루어진 게 아니라 며칠 전부터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걸 아마 서로 의논한 게 아닌가 하는 그런 것들을 여러 가지 흔적에서 엿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다음 키워드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는 게 힘들다, 그러니까 세 자매가 유서를 남겼지 않습니까? 세 자매가 유서를 각자 썼다고 하는데요. 사는 게 힘들다고 이런 내용이 담겨 있어서 경찰이 초기에는 생활고 때문에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이 아닌가 추정을 했는데 주변 사람들 말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또 어머니의 말도 좀 다른 것 같고요.

[인터뷰]
이 부분을 명확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결론을 말씀을 드리면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쉽게 말을 하면 상대적 빈곤감, 그다음에 또 하나는 신변 그다음 또 하나는 실직. 이 세 가지가 겹쳐지는데요. 실직은 무슨 얘기냐 하면 시차를 두고 3개월, 4개월 전에 다니던 유치원이 폐원이 되면서 그만 두게 됐고요.

그다음에 자매들이 그 이후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으나 취업이 안 됐고 어머니가 그 동네에서 포장마차로 다섯 자매를 키우셨는데 그다음에 한 얼마 전부터 환경미화원이나 아니면 소위 말하면 호스피스 생활을 하신 거거든요. 환자 간병인 역할을 하신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크지 않은 수입으로 세 자매와 같이 생활을 하신 상태에서 그다음에 보육교사를 하고 싶었지만 역시 현실의 벽이 굉장히 높았다는 이런 측면에서 막내 딸의 일종의 개인적인 신변, 이런 것들이 결국 신변과 그다음에 상대적 빈곤감, 대부분 자매들이 외출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 안에서만 생활을 했다는 점, 어머니에 대한 미안한 감정도 상당히 있을 걸로, 어머니의 수입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요. 이런 측면이 복합적으로 이런 슬픈 선택을 한 게 아닌가, 이런 분석이 가능합니다.

[앵커]
지금 유서의 내용을 저희가 그래픽으로 준비를 했는데 함께 유서 내용을 보시면요. 사는 게 힘들다, 그리고 어머니께 불효를 저질러서 죄송하다, 화장해서 뿌려 달라, 이런 내용이 유서의 공통된 내용이라고 하는데요. 노규식 박사님이 보시기에 어떤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살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생활스트레스, 이를테면 가족 중 중병이 있어서 간병을 해야 되거나 내지는 실직이나 해고, 사별 같은 것도 자살의 사유가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사례 같은 경우에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이런 생활상 스트레스가 자살로 이끌어지게 된 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아마 가족 특히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게 작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을 말씀을 하셨는데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가 딸 5명을 키운 거 아닙니까. 그런데 딸들이 자살을 하게 됨으로써 어머니한테 큰 상처를 남기게 됐는데요. 어떻습니까, 어머니를 생각을 했다면 이런 비극적인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되는 게 아닐까요?

[인터뷰]
물론입니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가 사람을 침범하고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자기가 그 스트레스로 받는 고통이 너무 커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몇 번씩은 생각을 했겠지만 자기가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런 안타까운 행동을 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세 자매 어머니의 박 씨는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빚에 몰리거나 생활이 크게 쪼들리지는 않았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보면 경제적 상황이 어느 정도였다고 지금 알려지고 있는 것인가요?

[인터뷰]
지금 아버지는 25년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다섯 자매를 키우셨는데 사실상 어머니가 동네에서 20여 년간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키웠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딸들이 취업을 했는데 그러나 취업을 해서 도운 게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데다 다시 실직을 하고 또 하고 싶었던 게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으니까 보육원 운영을 해 보고 싶었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안 됐다, 그런 측면에서 외출도 자제하고 검소한 생활을 했지만 상대적 빈곤감을 느꼈을 걸로 보거든요.

그리고 취업도 다시 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어머니에 대한 미안한 감정 또 어머니가 혼자서 일해서 네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상당히 벅찬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자매들이 상대적 빈곤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이 되고 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역시 세 가지로 귀결이 된다, 바로 상대적 빈곤감, 경제문제 그다음에 실직문제, 바로 신변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을 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박사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젊은 여성들이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었겠지만 왜 희망을 갖지 못했을까.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하고 많이 분들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데 어떻게 분석해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두 가지 요인이 같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첫째는 삶의 목적이 사라지면 사람은 자살이라는 스트레스를 더 견디기 어려워진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삶의 목적이라는 게 한 가지로 획일화가 돼서 물질화되거나 사회적 성공만 바라보게 되면 그것이 좌절이 되면 이 사람이 다른 삶의 목적을 가지기가 어렵겠죠. 또한 그 사회 자체가 이 사람이 성공에 대한 희망을 뺏어간다면요.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을 주지 못한다면 이런 스트레스가 자꾸 장기적으로 반복됐을 때는 자살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미혼인 여성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성문제라든지 아니면 가정불화라든지 이에 따른 우울증 같은 것을 의심해 볼 수는 없는지.

[인터뷰]
물론 가족간 지지가 부족한 경우에는 자살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우울증이 없이도 이러한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겪거나 고통을 많이 받게 되면 자살에 이를 수가 있습니다.

[앵커]
다음 키워드를 보면서 이 문제 집중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송파 세 모녀 법.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던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있지 않습니까? 7월 1일부터 세 모녀 법이 시행이 된다고 해도 이번 부천 세 자매 사건의 당사자들은 어떻습니까. 지원을 받는 대상이 아니죠?

[인터뷰]
현재 부천 같은 경우도 지원대상이 안 됩니다. 월수입이 고정적으로 있고 또 자기 단독주택이나 아파트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송파 세 모녀 사건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어려운 생활을 했었고 예를 들어서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해서 벌어들인 돈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게 불규칙한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기 주택도 없었고 이런 측면에서 송파 세 모녀 사건하고 지금 부천 세 자매 사건은 근본적으로 질이 다르다, 하지만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의 사건을 보면 이게 44평의 아파트에 거주를 했는데 겉으로 볼 때는 굉장히 부자인 것처럼 보였지만 아버지가 사업이 망하고 아들이 사업을 하다가 망했거든요.

더군다나 누나하고 매형이 사업 때문에 망하면서 8살짜리 조카까지 있었는데 겉만 리치족이었지 굉장히 빈곤한 삶을 살았죠. 그런데 이 사람들이 나중에 왜 지방자치단체라든가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냐하면 그러한 수입이 계속 존속되는 것으로 있었고 또 지방자치단체 담당 직원들이 볼 때는 부유한 사람들로 봤기 때문에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결국 이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돌보지 못함으로 인해서 5명이 생을 마감하는 이런 상태가 벌어졌는데요. 이런 부분을 여실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분석을 하는 겁니다.

[앵커]
송파 세 모녀 사건도 그렇고 이번 세 자매 사건도 그렇고요. 이렇게 함께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게 되는 것은 어떤 심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나라가 유교적인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한 가족이고 운명공동체다, 이런 게 우리나라에는 상당히 강하게 작용하는 거죠. 서양은 물론이고 중국만 해도 이런 면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실직이라든지, 가족이 다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졌을 때 가족 모두가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오히려 한국보다 덜하거든요.

사실 우리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봤을 때 가족 전체가 이렇게 공동운명체가 돼서 가는 게 과연 합당한 것인가. 개인 자체의 인권을 우리가 가족끼리도 존중해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도 해 봐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상대적 박탈감,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절대적 빈곤을 극복하고 이른바 OECD 회원국이 됐고요.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상대적 빈곤, 상대적 박탈감에 의한 사건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건이 잇따른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인터뷰]
일단 개인적 관점에서는요. 성공의 기준이 너무 획일화돼 있어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은 100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50을 가지고 있지만 50을 가지고 만족하자, 이렇게 해서 상대적 박탈감이 없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삶의 목적이라는 건 다양한 기준들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 사회가 너무 한 가지 기준으로 가고 있다는 게 우선 문제가 되겠고요.

사회에서도 그러한 다양한 방면에서 자아실현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도와주는 시스템이 돼야 되는데 요즘 그게 어려운 면이 있지 않느냐. 취직도 어렵고 대학 진학도 어렵고 하기 때문에 요즘 중학생들은 행복은 성적순이라고 믿는다고 하거든요. 이런 젊은이들이 계속 성장을 하게 되면 상대적 박탈감에 더 시달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 봅니다.

[앵커]
정말 처음부터 빈곤층이 아니고 좀 풍요롭게 살다가요. 중산층으로 살다가 전락한 경우에는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데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죠.

[인터뷰]
사실 저는 그런 부분의 사건도 많이 보고요. 직접 접해 봤는데 지금 최근에 대표적인 게 바로 서초동, 서울의 유명 사립대, MBA를 졸업을 하고 외국계 임원으로 있던 사람이 더군다나 자기 아파트가 10억이 훨씬 넘는 그런 상태에서 실직을 했다고 해서 그런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가족을 죽이고 본인이 결국 구속이 됐는데요.

결국 지금 가족들이 영의 몸이 됐는데요. 아까 박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현재 위치에서 너무 높은 쪽만 바라보는, 이런 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요. 자기 어떤 생활에 대해서 질적으로 낮은 그런 심리를 갖게 되는 게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이렇게 진단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국회가 지난해 12월 생활고에 시달리다 가족이 함께 목숨을 끊는 비극을 막기 위해 송파 세 모녀 법을 통과시켰지만 여전히 유사한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절대 빈곤도 문제지만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오른 상대적 빈곤 문제를 더욱 부각을 시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이셨던 백기종 팀장 그리고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이신 노규식 박사 두 분이었습니다.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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