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겁다"...30대 가장의 마지막 전화

"너무 뜨겁다"...30대 가장의 마지막 전화

2015.05.25. 오후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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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재 현장에서 숨진 경비원은 신고를 한 뒤 다시 현장을 확인하러 들어갔다 변을 당했습니다.

책임감이 누구보다 강했던 30대 가장은 숨지기 직전 임신한 아내와 나눈 마지막 전화 통화에서 '너무 뜨겁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차유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비원 34살 윤 모 씨는 오전 7시쯤 창고 내 엘리베이터에서 발견됐습니다.

화재 신고가 접수된 지 5시간 만입니다.

위독한 상태로 급히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신고한 뒤 다시 현장을 확인하려고 승강기를 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 관계자]
"얼굴 쪽 하고 손이요. 약간 그을린 정도…."

물류창고에서 일한 지 올해로 꼭 10년째가 되는 윤 씨는 언제나 책임감 강한 직원이었습니다.

세 살배기 딸과 아내에겐 항상 따뜻한 남편이었고 아빠였습니다.

죽음을 앞둔 마지막 순간 배 속에 아이를 가진 아내를 찾았습니다.

[숨진 윤 씨 유족]
"조카며느리와 통화를 했다는데 2시 20분쯤 통화했대요. 그런데 숨을 못 쉬겠다고 하며 전화가 끊겼다고 하더라고요."

최근 전세자금대출로 자그마한 집을 마련해 기뻐했다는 윤 씨!

힘든 연장근무를 피하지 않은 것도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내와 아이를 걱정했던, 한 가장의 죽음이 주변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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