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벌자"...고향 친구·가족 모여 보이스피싱

"같이 벌자"...고향 친구·가족 모여 보이스피싱

2015.05.03.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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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려놓고 유명 캐피탈을 사칭해 수억 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 사기단, 한 고향에서 나고 자란 친구와 선후배, 가족 사이였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늘색 옷을 입은 남성이 공항 출국 게이트 쪽으로 걸어가다가 경찰에 연행됩니다.

보이스피싱 주범 36살 오 모 씨가 중국으로 출국하려다 붙잡힌 겁니다.

오 씨 등 20명은 중국과 태국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유명 캐피탈을 사칭하며 보이스피싱을 벌였습니다.

[인터뷰:피의자]
(어떤 일 했나?)
"전화 걸어서 대출을 요구하면서 그런 일을 했습니다."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노리고 대출을 해줄 테니 보증금이나 수수료를 입금하라고 유인한 겁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 일당은 같은 고향 출신의 동네 친구, 또는 학교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또 부인과 처남, 누나 등 일가족이 줄줄이 조직에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백의형, 서울 서대문경찰서 지능팀장]
"직접 콜센터에 몸을 담고 일해야 하는 조직원들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 개인의 친분 관계를 이용해서 조직원들을 포섭해왔습니다."

성과에 따라 수익을 나눴고 월수입이 최대 천만 원에 이른다며 고향 지인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조직원 한 명이 빠져나가면 금방 고향 지인들이 빈자리를 메우며 사기 행각을 이어간 겁니다.

하지만 결국 범행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이들 조직원 수십 명은 나란히 쇠고랑을 찼습니다.

2년여 동안 피해자는 67명, 피해액은 7억 5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오 씨 등 19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주범 김 모 씨 등 나머지 조직원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YTN 차유정[chay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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