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90초] 방향 못 찾는 국민 신뢰

[개념90초] 방향 못 찾는 국민 신뢰

2015.04.26. 오전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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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지키는 게 정도(正道) 아닙니까?"

故 성완종 前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말입니다.

성 前 회장은 누구를 향해 '신뢰'를 지켜야 한다고 강변한 것일까요?

그런데 지금까지 드러난 그의 신뢰는 돈거래를 통한 왜곡되고 엇나간 인간관계에 기초한 신뢰뿐입니다.

성 前 회장의 '신뢰'는 결국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지난 3월 12일.

이완구 총리는 취임 후 첫 대국민 담화를 통해 강한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내보이며 사정 정국을 이끕니다.

검찰도 이에 발맞춰 해외 자원비리와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경남기업을 수사하기 시작합니다.

궁지에 몰린 성완종 前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렇다 할 상황 변화가 없자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방향을 잃은 줄 알았던 수사의 칼날이 이완구 총리를 향해 돌아선 건 성 前 회장이 남긴 메모 한 장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 이 총리의 이름이 거론되고 3천만 원을 줬다는 성 전 회장의 음성 파일이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이 총리는 어느새 의혹의 정점에 서게 됐습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연이은 말 바꾸기와 거짓말로 인해 국민들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결국 이 총리는 사의를 표명하기에 이릅니다.

이 총리뿐 아니라 메모지에 거론된 다른 인사들을 둘러싼 의혹도 명쾌히 규명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들은 물론이고 정치권과 정부, 검찰 등을향한 국민들의 신뢰는 좀처럼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현수 [lhsb5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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