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적 복원 주력...일부 자료 은폐 의혹

행적 복원 주력...일부 자료 은폐 의혹

2015.04.18. 오전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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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특별수사팀은 당시 성 전 회장의 동선을 복원하며, 퍼즐 맞추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확보한 자료가 워낙 방대해 분석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런 가운데, 혐의를 입증할 핵심자료가 이미 빼돌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확인에 나섰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조임정 기자!

성 전 회장 측근들을 압수수색 한 것이 지난 15일이니 사흘 정도가 지났는데요.

압수물 분석을 통해 검찰이 알아내려고 하는 건 어떤 부분입니까?

[기자]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동선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사팀이 관심있게 보는 건 다이어리와 수첩 34개입니다.

압수수색 대상자들은 성 전 회장이 정치권 인사들을 만날 때 대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어서 성 전 회장의 동선을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함께 수사팀은 고속도로 하이패스 통행 기록과 차량운행 일지, 네비게이션 자료 등을 일일이 확인하며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접근하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핵심 증인의 진술이 없다면 물증으로 과거 특정 시점의 상황을 복원해야 한다며, 자료 검토가 끝나야 본격적인 소환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다른 입장에서 다른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복원한다는 방침입니다.

광범위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의혹의 실체에 다가설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지 주목됩니다.

[앵커]
수사팀의 수사 과정을 보면, 이완구 총리나 홍준표 경남지사와 관련된 수사가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양새인데요.

실제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완구 총리의 경우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날짜가 특정돼 있기 때문에 분석이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생전 타고 다니던 차량에서 하이패스 단말기를 확보해 행적을 추적하고 있는데요.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2013년 4월 4일, 실제 이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에 방문했는지를 밝히는 게 첫 번째 과제입니다.

하이패스 톨게이트의 통과 기록은 도로공사에 3년 동안 저장이 되기 때문에 성 전 회장이 하이패스를 사용했다면 기록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톨게이트를 통과한 시점이 확인되면, 누구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 드러날 전망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수사는 전달책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사흘 전, 전달책으로 지목된 윤 모 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실제 돈을 건넸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수사팀은 윤 씨를 다음 주 안에 불러 조사한 뒤 홍 지사에 대한 소환도 서두를 계획입니다.

홍 지사 측은 수사팀과 출석 날짜를 조율하고 있는데, 다음 주 후반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돈을 건넨 당사자가 이미 숨진 만큼, 다양한 자료를 확보하는 게 수사의 성패를 가를 수밖에 없는데요.

일부 자료는 빼돌려진 정황이 드러났다고요?

[기자]
사흘 전, 수사팀이 압수수색을 벌인 대상은 성 전 회장의 측근 11명입니다.

광범위하게 대상을 정한 건 그만큼 다양한 자료 확보가 시급했기 때문일텐데요.

하지만, 수사팀이 오기 전 이미 핵심 자료가 빼돌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경남기업 경영진이 미리 서류들을 파쇄해 증거를 은폐했다는 건데요.

사라진 자료 안에 핵심 증거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수사팀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현재 수사팀은 삭제 흔적이 있는 디지털 증거에 대한 복원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빼돌린 자료 안에 성 전 회장이 정치권에 건넨 내역이 담긴 이른바 '뇌물 리스트'가 포함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만큼 분석 작업이 끝나는 대로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집중 추궁할 계획입니다.

본격적인 소환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주부터는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YTN 조임정[ljch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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