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두산그룹' 밀월 관계 드러나나

'박범훈-두산그룹' 밀월 관계 드러나나

2015.04.02. 오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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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중앙대를 운영하는 두산그룹과의 '밀월 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습니다.

중앙대에 각종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기업 수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8년 초, 당시 중앙대 총장이던 박범훈 전 수석은 학교 이사장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찾아갑니다.

등록금 만으로 연명하며 생사기로에 있던 학교의 새 주인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박 전 수석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이 자리가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몇 달 만에 학교법인 이사장에 오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학과 수를 대폭 줄이는 등 대대적인 대학 구조조정에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도 박 전 수석은 청와대로 들어가게 되는 2011년 2월까지 중앙대 총장 자리를 지켰습니다.

학교를 나온 뒤에도 박 전 수석은 부인이 두산타워 상가를 분양받는가 하면 30대 초반의 딸이 중앙대 교수로 채용되는 등 두산그룹과의 인연을 이어왔고, 본인은 계열사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습니다.

박 전 수석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개인 비리에서 머무르지 않고, 두산그룹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박 전 수석은 청와대 재직 시절, 교육부에 압력을 넣어 있지도 않은 규정을 만들거나 고치도록 해, 중앙대의 분교와 적십자간호대 통폐합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학교법인인 두산 측이 학생 정원이나 학교 부지 등과 관련한 경제적인 특혜를 입었다는 점에서 박 전 수석과 두산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수사가 기업 수사로 묶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일단 박 전 수석을 중심으로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한편, 박 전 수석과 공범으로 지목된 전·현직 교육부 고위관료 3명의 소환 소기를 저울질 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권 실세였던 전 교육문화 수석에 두산이라는 대기업의 관련성까지 불거지면서 이번 수사가 예상보다 더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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