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싸게 사세요"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고철 싸게 사세요"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2015.03.31. 오후 8:5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며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 사기, 참 여러차례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이번엔 고철을 싸게 판다며 자영업자들을 속여 수십억 원을 챙긴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철 수집 업체를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지난해 말 솔깃한 제안 하나를 받았습니다.

지인이 소개해 준 대기업 하청업체 직원이라는 사람이 싼값에 고철을 팔겠다고 한 겁니다.

[인터뷰: 피해자]
"거래처 관계자들을 이용한 관계였습니다.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습니다."

물건을 건네받을 때쯤 해당 직원은 화물차에 물건을 다 실었다며 송금을 요구했습니다.

별 의심 없이 4천만 원 넘게 입금한 박 씨는 이후 땅을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철 판매를 가장한 사기였던 겁니다.

26살 전 모 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고철 수집상 등을 상대로 이런 식의 보이스피싱을 벌였습니다.

범인들은 고철 거래 한 번에 수천만 원에 이르는 거액이 오고간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또 쉽게 대출해주겠다거나 원하는 물건이 있으니 먼저 돈을 보내라는 수법까지 더했습니다.

이렇게 챙긴 금액은 확인된 것만 약 40억, 피해자는 300명에 이릅니다.

이미 대출로 빚이 있던 한 피해자는 결국, 심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남규희, 서울 중랑경찰서 수사과장]
"본인이 전혀 모르는 번호나 문자를 보면 절대 누르면 안 됩니다. 그걸 무조건 삭제해야만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습니다."

경찰은 전 씨 등 10명을 구속하고, 공범 3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필리핀으로 소재가 확인된 주범을 쫓고 있습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