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1위 '결핵' 신약은 '그림의 떡'

사망률 1위 '결핵' 신약은 '그림의 떡'

2015.03.07.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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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핵'하면 과거에나 유행했던 후진국병으로 여겨지지만, 지금도 여전히 법정감염병 가운데 발병률과 사망률 모두 1위인 무서운 질병입니다.

최근에는 치료 효과가 뛰어난 약제가 개발돼 한줄기 희망이 생겼지만, 약값이 너무 비싸 대부분의 환자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호흡기에 생기는 염증과, 이를 밖으로 빼내려는 본능으로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는 결핵.

극심한 체중 감소로 '사람이 말라 죽는다'고 해서 '소진병'이라 불렸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결핵에 시달렸던 김 모 씨의 삶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한 번에 10알이 넘는 약을 하루 네 번씩 먹는 것도 고역이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결핵환자]
"(약을) 또 먹었는데도 또 내성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망했어요. 곳곳에 다 내성이 생겼으니 난 어쩌면 죽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고생을 해도 좀처럼 낫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약에 내성이 생긴 '다제내성결핵'은 많은 종류의 약을 24개월 이상 써도 치료율이 45% 수준입니다.

반면 공기중 전염력이 높아 환자 1명이 최소 10명에서 20명에게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을 써도 잘 낫지 않으니까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아, 결국 우리나라는 결핵의 발병률과 사망률 모두 OECD국가 가운데 압도적인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짧은 기간 아주 적은 양으로 치료 효과가 매우 높은 신약이 개발돼 결핵 환자에게 새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25년 환자 김 씨도 최근 너댓 달의 약 복용으로 전에 없었던 빠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서해숙, 서북병원(결핵전문) 진료부장]
"정말 치료가 제대로 안 됐던 환자들이 지금 음전(연속 음성)이 됐어요. 그러니까 균이 계속 나오던 환자들이 지금 5개월 가까이 음성이 되는 걸 보면서 저도 굉장히 그 효과에 놀랐고 앞으로도 그런 환자분들한테 더 확대해서..."

문제는 한 알에 17만 원씩, 한 달에 2천만 원이 넘는 비싼 약값 때문에 대부분 환자가 엄두를 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환자들을 오랜 고통에서 해방시키고, '후진국병 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신약의 보험 급여화를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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