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대통령 피습 닮은 꼴, 이번엔 살인미수 혐의 적용될까?

리퍼트-대통령 피습 닮은 꼴, 이번엔 살인미수 혐의 적용될까?

2015.03.06. 오후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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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을 보면서 떠오르는 사건이 하나 있었을 겁니다.

바로 지난 2006년 박근혜 당시 후보가 지방 선거 유세 지원을 나간 현장에서 얼굴에 면도칼로 봉변을 당했던 사건인데요.

박근혜 대표가 연단에 오르는 순간 뒤에서 덮치는 바람에 당시에도 손 쓸 새가 없었습니다.

[인터뷰:김영순, 목격자 (지난 2006년)]
"올라가는 동시에 오른 쪽을 긁었어요. 그 분이 소리도 못 지르고 쳐다보다가 이러더니 이렇게 그대로 병원 갔어요."

[인터뷰:이성헌, 당시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지난 2006년)]
"군중 속에서 나와 계단에 발을 하나 걸치는 순간에 제 등 뒤에서 커터 칼로 얼굴을 그은 것입니다."

리퍼트 대사가 겪었을 정신적인 충격을 누구보다도 이해할 수 있었을 박근혜 대통령, 어제 순방 중 리퍼트 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를 전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에게 비슷한 경험을 한 입장에서 얼마나 힘든지 이해한다며 쾌유와 회복을 빌었습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우리 말로 대통령의 따뜻한 말씀을 듣게 돼 영광이라면서, 의사로부터 대통령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들어 대화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답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얼굴에 흉기로 습격을 당했는데요.

치료를 한 병원도 같았습니다.

2006년 박근혜 대표의 치료를 지휘했던 의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건에 대처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많이 닮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박창일, 건양 대학교 의료원장]
"제가 보면 리퍼트 대사와 박근혜 대통령 두 분이 굉장히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두 분이 다 아주 침착하셨고 동요되지 않으셨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을 만한 정도인데 이렇게 행동을 하셨다는 게 웬만한 담력과 정신력이 아니면 나오기 힘든 그러한 좋은, 굉장히 침착함이 이렇게 두 분이 훌륭하신 그런 점이 닮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두 사람 모두 놀라울 정도의 침착함을 보였지만 상처가 조금만 깊었더라면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박창일, 건양 대학교 의료원장]
"지금 보면 80여 바늘을 꿰맨 게 거의 비슷한 것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은 그 시절 대표 시절 때였죠. 그때하고 거의 비슷한 상태고요. 깊이도 그 당시 박근혜 대표께서는 침샘 다칠 정도로 깊었는데 리퍼트 대사께서도 신경 손상 가능성이 더 많았을 거고 (그다음에 이제 의료진들이 발표한 것을 보면 방향이 경동맥으로 향했기 때문에-삭제★) 목에 있는 경동맥쪽으로 방향이 쭉 갔기 때문에 정말 조금만 더 갔으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얼굴은 중요한 신경이 지나가는 자리인데다 경동맥이 가까이 있어, 자칫 흉기가 목을 향했다면 생명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이었던 건데요.

하지만 지난 2006년 사건의 피의자인 지충호는 살인 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이 지충호의 범행을 우발적인 피습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피의자 김기종은 어제와 달리 오늘은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찰은 김기종의 범행이 계획적이라고 보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윤명성, 종로경찰서장]
"사전에 흉기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인 범죄인 데다가 얼굴, 손 등 수차례 공격이 있었고 피해자의 얼굴을 과도로 그은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목 부위 등 상처 부위의 이 상처 깊이가 깊습니다. 또 과도도 25cm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됩니다."

피의자 김기종은 어제 강연회에 참석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현장에 있던 누구도, 김기종이 강연회에 오는 것을 사전에 알지 못했습니다.

과거에도 일본 대사에게 콘크리트를 던지는 등 전과가 있는 김기종이 아무도 모르게 강연회장을 찾은 것은 범행을 위한 치밀함을 보인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특히 리퍼트 대사의 입장을 확인한 뒤 바로 따라들어가 습격을 가했다는 것은 범행이 계획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인터뷰: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마치 기다렸단듯이 처단하는 스타일로 공격행위를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또 이 과도로 보이지만 상당히 뾰족하고 치명적인 부위를 향해서 집중적으로 공격을 했다는 점은 분명히 끔찍한 결과를 예상한 이와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6년과 달리 미국이라는 중요한 외교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살인미수 혐의에 추가로 외교적인 고려가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외국 대사 피습이라는 전례가 없는 사건인 만큼, 엄하게 다스릴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이 사건의 특징은 단순한 국내 사건이 아니고 외국과의 외교관계도 있기 때문에 특히 한미동맹과 관련돼서 한국에서 일정한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신속한 수사입니다. 그와 같은 입장에서 본다면 외교적 고려 때문에 상세한 브리핑의 내용과 신속한 수사에 있어서의 진행 상황, 그렇다고 보면 향후 사법 양형에서도 살인미수 플러스 알파가 현실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외교적 측면에서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김기종은 오늘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떠나 법원으로 향했는데요.

어제 범행 직후 한미연합훈련에 반대한다 면서 소리쳤던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어제 다친 발목 때문인지 취재진들의 질문에도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아프다고 연신 대답했을뿐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어떤 계산이 있었던 걸까요?

경찰은 또 오늘 김기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는데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도 추가로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또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섰는데요 검경의 수사로 새로운 단서가 나올 지, 수사 상황을좀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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