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루에 농약 섞어 미원처럼 사용" 보험금 노린 가족 연쇄 살해

"쌀가루에 농약 섞어 미원처럼 사용" 보험금 노린 가족 연쇄 살해

2015.03.03.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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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명의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농약을 먹여 살해하고 10억 원 가까운 보험금을 탄 비정한 여성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모두 2011년과 2013년에 일어난 일인데, 치밀한 수법 때문에 경찰에서도 범행을 알아차리기 어려웠습니다.

[인터뷰:이재원,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2011년 5월 2일경 전 남편을 찾아가 알로에 음료수병에 맹독성 제초제인 그라목션을 혼합하여 음료수로 위장해 냉장고에 넣어두어 음료수로 착각한 전남편이 마시게 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고 3개 보험사로부터 사망보험금 4억 5000만원 상당을 수령하였으며..."

이혼한 전 남편 김 모 씨, 사망 당시 그라목손에 의한 음독이 의심됐지만 자살로 처리됐습니다.

당시 김 모 씨는 사업으로 유산을 탕진한 뒤 이혼한 피의자에게 계속해서 돈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김 씨의 누나가 동생이 자살한 것 같다며 부검을 원치 않는다고 진술했기 때문에 정확한 사인이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김 씨가 마신 것으로 보이는 독극물 음료수 병이 집에서 나왔고, 이것이 김 모 씨가 마신 것과 성분이 같았기 때문에 자살로 처리될 수 있었습니다.

피의자는 전 남편의 사망으로 4억 원이 넘는 고액의 보험금을 탔는데요.

경찰은 왜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걸까요?

[인터뷰:김복준, 중앙경찰학교 외래 교수]
"일반적으로 보험을 타내기 위해서 범행하는 경우는 보험들기 직전에 몇달 전에 늦어도 한 1년 이내에 보험을 들고 살해하거나 범행을 하는데 이경우는 남편하고 살면서 5~6년 전에 보험을 들어놨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보험을 노린 살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거죠."

거액의 보험금을 손에 쥐게 된 피의자, 백화점에서 매일 수백만원 치 쇼핑을 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는데요.

이런 사치스러운 생활이 돈 욕심을 부른 걸까요?

피의자는 더욱 더 치말하게 범행을 이어나갔습니다.

[인터뷰:이재원,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2013년 8월경 재혼한 이 모 씨에게 그라목션을 음식물에 몰래 섞어 먹게하여 2013년 8월 16일 사망에 이르게 하고 3개 보험사로부터 5억 3천만 원 상당에 사망 보험금을 수령 편취하였습니다."

피의자는 보험금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남편 살해 후 10개월 만에 이 모 씨와 재혼하고, 쌀가루와 섞어 미원처럼 만든 농약을 국에 조금씩 타 장기에 손상이 가도록 했습니다.

결국 이 모 씨는 재혼 10개월 만에 사망했고, 폐렴에 의한 병사로 처리됐습니다.

이 모 씨의 사망 7개월 후에는 사이가 좋지 않던 시어머니에게도 앙심을 품고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습니다.

평소 지병이 없던 건강한 두 사람이 사망하자 가족들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피해자 가족]
"(재혼남편) 이 모 씨가 평소에 굉장히 건강했어요. 그래서 아무런 질병이 없었고 어머님도 연세가 있으시지만 왕성한 활동 하시고 굉장히 건강한 상태였거든요. 그런 건강한 분이 느닷없이 갑자기 돌아가시니까 그것도 좀 의아했고... 그리고 젊은 이 모 씨가 병이 생기고 입원을 하고 입원하고 불과 얼마 안되서 사망을 했거든요. 그런 게 굉장히 의심이 되가지고..."

[인터뷰:이재원,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또한 전 남편과 낳은 딸 김 모씨에게도 2013년 7월경 그라목손을 몰래 넣은 음식을 먹게 하여 최근까지 3회에 걸쳐 입원치료하게 하고 입원보험금 700만원 상당을 수령하였고..."

피의자는 전남편과 재혼남편의 사망으로 1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보험금을 챙긴 뒤에도 보험금에 눈이 멀어 자식까지 해친 비정한 엄마였습니다.

친딸에게 2013년부터 최근까지 세번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 700만 원을 챙겼습니다.

피의자의 진술에 따르면 살해 의도 없이 보험금만을 노린 것이었다고 하는데요.

경찰은 피의자가 독성이 강한 약물을 사용한 만큼 살인 미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두 남편의 사망 후 2년이 넘은 시점에서 사치스러운 생활로 보험금을 탕진한 피의자가 또 다른 피해자로 친딸에게 눈을 돌렸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피의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돈에 눈이 멀었습니다."

오로지 보험금만을 위해 남편 두명과 시어머니를 살해하고, 그것도 모자라 친딸에게까지 농약 탄 음식을 먹였던 피의자.

죄책감을 느끼기는 커녕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 가족을 상대로 계속해서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끔찍한 범행에 여론은 광분하고 있는데요.

이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철저한 법의 심판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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