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하는 '인격·행동 장애' 64%가 젊은층

욱하는 '인격·행동 장애' 64%가 젊은층

2015.03.02.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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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삼단봉' 사건이나 주차 다툼 끝에 이웃 살해 같은, 욱하는 마음에 저지르는 범죄가 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순간의 분노와 충동을 참지 못하는 인격·행동 장애환자가 젊은 층 남성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잔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차선을 비켜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길을 막고 삼단봉을 휘두른 30대.

다른 차를 때려 부수고 협박을 하고서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작은 말다툼 끝에 이웃을 흉기로 살해하거나 이별을 통보했다고 차로 들이받는 등, 모두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해 발생한 것입니다.

이처럼 쉽게 화를 내고 나와 남을 해칠 정도로 공격성을 표출하는 인격·행동장애.

인격장애나 행동장애로 진료받은 환자 3명 가운데 2명은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었습니다.

전체 환자 수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대 남성은 유독 5년간 13%나 늘었습니다.

인격장애는 지나친 의심과 욱하는 공격성이 특징이고, 행동장애는 병적인 도박이나 방화, 도벽 등 충돌조절에 어려움을 보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일에 갑자기 분노를 심하게 표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평소에 다른 분노가 쌓여있다가 더이상 참지 못해 폭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김어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10-20대는)10대에 노력한 것들이 20대에 보상받기 어려운 사회적 여건에 있기 때문에 본인이 분노를 평소에 계속 쌓아왔을 가능성이 있고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본인들이 화를 내는 것이 후회스러운 것이 아니라 마치 정당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세종시와 화성시 총기 난사 사건은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는 점 등에서 이런 행동장애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습니다.

인격·행동장애는 방치한다고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분노를 계속 쌓았다가 어디서 터질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분노와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고 제때 풀어주는 게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건 오히려 분노를 더욱 키우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건강한 해소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 때는 등산이나 달리기처럼 약간 힘이드는 운동, 정신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하면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됩니다.

YTN 김잔디[jan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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